제388화
“이건 작은어머니께서 너에게 남기신 거야.”
작은 함 하나가 강부겸의 손에 들려 있었다. 크기라야 겨우 손바닥만 했고 겉모습도 그리 화려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 말을 듣자 강희진은 급히 손을 뻗어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뚜껑을 열어 보자 그 안에 정교하게 조각된 연꽃 모양의 금목걸이가 놓여 있었다.
연꽃잎은 모두 열아홉 장이었는데 그 한 장 한 장마다 작은 진주가 박혀 있었고 그 찬란한 빛깔에 눈길을 떼기가 어려웠다.
허은희는 생전에 연꽃을 참으로 좋아했었다. 이 목걸이를 보는 순간 강희진은 더는 참을 수 없어 눈물이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
“네가 궁에 들어간 뒤로 작은어머니께서 내게 가장 많이 하신 말씀이 너한테 미안하다는 말씀이었다.”
강부겸은 목걸이의 사연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몸이 날로 쇠약해지시는 통에 혹시라도 네가 돌아오기 전에 세상을 뜰까 봐 걱정이 되셨는지라 한 번은 부내 살림을 산다는 핑계로 내가 외출할 기회가 있을 때 작은어머니 평생의 쌈짓돈을 다 털어 이 목걸이를 만들어 달라 부탁하셨다. 훗날 네게 남겨줄 유품이라 하시더구나.”
“만일 어느 날 네가 정승댁을 떠나 멀리 몸을 숨기게 되는 날이 온다면 이 목걸이를 팔아서라도 당장 궁핍은 면하길 바라셨지.”
강부겸의 말에 강희진의 손끝이 떨렸다.
“이제 작은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고 너도 곧 다시 궁으로 돌아가야 하니, 언제 또 너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그래서 이 물건을 원래 주인인 네게 돌려주려 한다. 곁에 두고 가끔은 작은어머니를 떠올리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강희진은 두 손으로 함을 꼭 끌어안고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허은희는 열일곱 살까지 기방에서 지내다가 정승댁으로 들어왔고 아이를 낳자마자 곧장 내쫓겼다. 세상의 빛을 온전히 누려야 할 나이에 그녀의 삶은 그렇게 부서지고 말았던 것이다.
이 목걸이를 사느라 허은희는 도대체 몇 날 몇 달을 아끼고 또 아꼈을까.
“어머니... 어머니...”
강희진은 마치 심장이 짓눌리는 듯한 통증에 몸을 떨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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