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9화
“보아하니 배시원의 말이 맞았던 모양이구나.”
선우진이 코웃음을 쳤다.
“강상목은 정말이지, 하루도 빠짐없이 날 속셈에 걸어두고 있었군.”
“그렇다면 민빈마마께서 궐로 돌아오시거든 따로 불러 신문을 해보시렵니까?”
암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럴 것 없다.”
선우진은 한 치 망설임도 없었고 강희진의 이름이 언급되자 그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조용히 조사해. 그 여인이 눈치채지 않게.”
“예, 전하.”
암영이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그가 사라지자마자 병풍 뒤에서 검은 비단옷에 옥관을 쓴 한 남자가 슬쩍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야 제 총명함을 인정하시는 겁니까?”
배시원이 씩 웃었다.
“강상목이 이리도 대담할 줄은 몰랐지.”
선우진은 눈매를 가늘게 좁히며 날카롭게 말했다.
“감히 내 눈앞에서 날 속이다니.”
“다 폐하께서 그렇게 길들이신 겁니다.”
배시원은 태연하게 의자에 털썩 앉아 과일 접시에서 사과 하나를 집어 들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베어 물었다.
그가 일부러 장난치는 걸 알기에 선우진은 딱히 대응하지 않았으나 곧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안타깝게도 내가 일찌감치 사람을 붙여 그 여인을 지키게 했건만 끝내 목숨은 건지지 못했다.”
선우진은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강희진이 지금 얼마나 상심하고 있을지 생각하니 괜스레 마음이 아렸다.
“여인 타령은 그만두시죠. 폐하께선 그 여자가 누구인지나 아십니까?”
배시원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누구냐?”
선우진이 그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구월국의 선왕 남월왕의 딸이라고 합니다.”
배시원이 목소리를 낮추고 천천히 말했다.
그 한마디에 주위의 공기가 싸늘하게 식었고 항상 냉정하고 침착하던 선우진조차도 그 순간만큼은 얼굴에 놀라움이 역력했다.
탁씨 가문, 남강 가문, 독고 가문은 구월국의 삼대 귀족이다. 그중에서도 선왕 남강왕은 도량이 넓고 민심을 얻어 지금의 황제가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는 남강 가문이 삼대 귀족 중에서도 으뜸이었다.
그러나 내부 권력 다툼 끝에 남강왕은 패했고 그 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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