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5화
“어의도 별다른 수가 없단 말이냐?”
선우진은 발걸음을 재촉하며 춘희에게 물었다.
“폐하, 어의 권씨의 말씀으로는 상황이 매우 위중하여 직접 폐하를 뵙고 말씀드려야겠다고 하였습니다. 마마께선 곁을 지키는 이 하나 놓을 수 없는 상황인지라 부득이하게 폐하께서 친히 가셔야 합니다.”
춘희의 답은 곧바로 돌아왔고 말끝엔 걱정이 묻어 있었다.
강희진의 상태는 실제로도 심상치 않았다. 궁인 하나가 우연히 방 안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들여다보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이미 목숨이 끊어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급히 어의 권씨를 모셔왔지만 그마저도 뾰족한 수는 없었다.
“폐하!”
전각을 나서던 선우진의 앞에 청심이 부딪치듯 달려왔다.
“비켜라.”
선우진은 무심하게 말하며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폐하! 마마께서 지금 몸이 편찮으셔서 전하를 뵙고 싶어 하십니다!”
청심은 서둘러 선우진의 앞을 가로막고 간절히 외쳤다. 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선우진은 발로 그녀의 배를 세차게 찼다.
“폐하!”
청심은 숨이 턱 막혀 쓰러졌고 다시 일어나서 선우진을 따라가고 싶었지만 금세 호위에게 팔이 붙잡혀 꼼짝달싹 못 하게 되었다.
명광궁의 뒷마당에 이미 궁인들이 줄 맞춰 늘어서 있었고 모두 바짝 긴장한 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폐하...”
“민빈의 상태는 어떠냐.”
어의 권씨가 인사하려 하자 선우진은 손을 들어 말을 끊었다.
지금 그는 예를 갖출 여유조차 없었고 강희진의 안위만이 그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다.
그는 곧장 침상 곁으로 다가가 의식을 잃은 강희진을 내려다보았는데 그녀가 이토록 무기력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핏기 하나 없는 얼굴에 이마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고 단단히 찌푸린 눈썹 사이로 끝없이 불안한 기색이 뿜어져 나왔다.
게다가 그녀는 입으로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고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마마의 병세는 육신에 생긴 병이 아닙니다. 갑작스러운 분노에 정신이 상하여 신지가 손상된 것이지요. 이런 경우 약을 써도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어의 권씨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