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9화
“소첩은 이 한 몸 다 바쳐,평생 폐하 곁을 모시고 싶습니다.”
강희진의 입술이 살며시 열리며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선우진이 어떤 인물인지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다만 그녀조차도 이 남자의 눈에 세상에 단 두 알뿐이라는 원기 회복 단약보다도 자신이 더 가치 있다고 여겨질 줄은 몰랐다.
“옷이나 제대로 여미거라.”
머리 위로 떨어진 목소리는 싸늘했고 강희진은 그 말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금 전까지 머릿속을 맴돌던 생각이 순식간에 흩어졌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선우진을 바라보면서 의문이 가득 찬 눈빛을 보였다.
“감기라도 걸려 병을 키운다면 그 귀한 단약을 낭비한 셈이 될 텐데, 그 값을 네가 치를 수 있겠느냐?”
그는 무심한 눈빛으로 그녀를 흘끗 훑고는 자리에 앉았다.
“소첩이 경솔하였습니다.”
강희진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허둥지둥 옷깃을 여몄다.
‘무슨 일이지? 돌이라도 맞았나? 아니면 어젯밤 나를 구한 것도 무슨 다른 꿍꿍이가 있어서였을까?’
하지만 그녀는 선우진이 자신에게 관심 가질 이유는 오직 이 몸 하나뿐이란 것을 알고 있었고 수많은 의문이 머릿속을 휘몰아쳤다.
“이번에 네 오라비들 일로 왔다.”
선우진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다.
“예?”
강희진은 잠시 멍해진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오늘 조정에서 네 큰오라비가 셋째 오라비를 형부에 천거하였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얼마 전에 막 인사와 호조를 개편한 터라 일손이 부족하니 차라리 네 오라비를 호조에 들이면 어떻겠나 싶더구나.”
선우진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고 별다른 감정이 없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가 내뱉은 말이 지닌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강부겸이 조정에 무사히 들어가느냐 마느냐는 곧 강희진과 강씨 가문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문제였다.
진홍월이 틈만 나면 강부겸을 누르려 드는데 이번 일마저 잘못되면 그 손아귀에 더 깊이 잡히게 될 것이다. 강희진은 자기도 모르게 손바닥에 땀이 맺혔다.
“정승댁에 머무르며 보니 너와 그자가 제법 각별해 보이더구나. 네 생각을 듣고 싶어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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