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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2화

정인정은 이를 악물고 있었다. 서인에게 호감이 있었지만, 지금 그의 앞에서 사람들의 지적을 받으며 면박을 당하고 있어 매우 난처했다. 인정은 바닥에 구멍이라도 있으면 그 속으로 숨고 싶었다. 인정은 속옷만 입고 있었기 때문에 유진에게 드레스를 벗어줄 수는 없었다. 결국 휴대폰으로 받은 1360만 원을 돌려주며 유진을 힐끔 쳐다보고는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유진은 자리로 돌아와 핫 초콜릿을 한 모금 마시며 매우 만족했다. 돈이 많다고 해서 악독한 사람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이득을 보게 해서는 안 되었다. 서인은 유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여기로 와!” “저 사람이 앉았던 자리에는 앉고 싶지 않아요, 아니면 본인이 여기로 오시던지.” 유진이 투덜거리자 서인은 어쩔 수 없이 웃으며 일어나 유진의 곁으로 갔다. “뭐 먹을래? 내가 살게.” 서인이 메뉴판을 유진에게 건네며 말했다. “왜요? 고마워서요? 나중에 계산할 돈이 없으면 어쩌려고?” 유진은 손으로 턱을 괴고 앉아있었고, 램프 빛 아래에서 유진의 눈동자는 장난기 가득하고 사랑스러웠다. “돈이 없으면 너를 여기 남겨두고 접시를 닦게 할 거야!” 서인이 의자에 기대며 반쯤 농담으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당신을 데리고 함께 남겨질 거니까!” 유진이 무심코 말하자 서인이 그녀를 바라보며 입술을 앙다물고 웃었다. “그럼 우리 둘이 같이 하면 더 빨리 빚을 갚을 수 있겠지.” 유진은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며 얼굴에 자연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날 정원에서 그녀가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이후로, 유진은 서인을 피하면서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했다. 그랬기에 그와 이렇게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눈 건 오랜만이었다. 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 “삼촌이랑 소희도 위층에 있는데 같이 가서 북적거리는 분위기에 참여할까요?” “됐어! 소희의 친구들은 나랑 별로 안 친해.” 서인은 시계를 보고 말했다. “너도 위로 올라가. 나는 가게로 돌아갈게.” “나도 안 올라갈래요.” 유진이 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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