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07화
유정은 참지 못하고 코웃음을 쳤다. 바로 이런 게 바람둥이의 무서운 점이었다. 어떤 여자에게 웃어줄 때도, 마치 그 여자에게 진심으로 빠져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실제로는, 모든 여자에게 똑같을 뿐이었다.
유정은 굳이 더 설명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려 장의현과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했다. 거의 새벽에 가까워졌을 무렵, 세 사람은 술집을 나섰다.
늦가을의 밤공기는 이미 제법 쌀쌀했다. 조백림은 주저 없이 자기 양복 재킷을 벗어 유정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유정은 반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거절하려 했지만, 백림이 유정의 팔을 눌렀다.
“여자는 추위 타니까, 그냥 입어.”
의현이 보는 앞이라 유정은 더 이상 거절하지 못했다. 의현은 유정을 향해 눈꼬리를 살짝 치켜올리며,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
백림은 미리 운전기사에게 차를 불러두었고, 이미 술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 그는 의현을 호텔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
의현은 얼굴 가득 웃으며 말했다.
“그럼 실례할게요. 모두 잘 자요!”
유정이 손을 흔들었다.
“푹 쉬어.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내일 봐요!”
의현도 손을 흔들고 차에 올라탔다. 차가 멀어지는 것을 보고, 백림이 유정을 향해 말했다.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게.”
그러나 유정은 부드럽게 거절했다.
“대리운전 불렀어. 벌써 도착했어.”
이에 백림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집에 도착하면 연락해.”
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득 오늘 해야 할 일을 떠올리고, 가방에서 금사남목으로 만든 정교한 상자 하나를 꺼내 백림에게 건넸다.
“우리 엄마가 우연히 구한 거야. 당신 어머니가 불심이 깊다고 들어서 보내드리라고 했어. 대신 전해줘.”
“꽤 귀한 거네.”
백림은 고개를 숙여 상자를 슬쩍 들여다보며, 입가에 부드러운 웃음을 지었고, 그의 눈빛은 반짝였다.
“며느리가 주는 거니까, 어머니 대신 내가 받을게.”
유정은 술기운에 얼굴이 약간 붉어진 채 바로잡았다.
“우리 엄마가 어머니께 드리는 거야.”
“같은 거야.”
백림은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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