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76화
주준은 잠깐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 아버지는 사실 집에 자주 안 계셔요.”
유정은 고개를 갸웃했다. 조금 전 주준 어머니의 말투로는 부모 사이가 꽤 좋아 보였는데, 어째서 자주 집에 안 온다는 걸까?
남의 집 일이기에 더 조심스러운 유정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고, 대신 연못 쪽으로 몸을 돌려 물고기 먹이를 던졌다.
금세 두 사람은 다시 만화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최종 시안으로 만든 커버 이미지가 단톡방에 올라왔고, 윤우현이 확인 후 피드백이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다.
웹툰에서 커플 팬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애니메이션화 과정에서 주인공 간의 감정선이 좀 더 두드러졌다.
주준은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고, 유정도 별다른 이견은 없었다.
주준은 확대해서 커버 세부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 그림 속 주인공이 딱 우리 둘 같지 않아요? 함께 손잡고 나아가는 느낌 딱 맞지않아요?”
이에 유정이 놀란 듯 물었다.
“이 커버 주준이 그린 거예요?”
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른 사람한테 맡기면 마음이 놓이지 않더라고요.”
그는 이어서 말했다.
“아, 엔딩에 대해 생각을 바꿨어요. 원래는 여주인공이 죽는 걸로 했는데, 지금은 그냥 같이 살아남게 하고 싶어요.”
“둘이 함께 아이도 많이 낳고, 새로운 세계를 재건하는 결말. 설정에도 잘 어울리고요.”
그 말에 유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근데 그러면 후반부 전체를 다 뜯어고쳐야 해요.”
원래 설정상 여주인공은 전체 분량의 75%쯤에서 희생되는 구조였기에, 그걸 바꾸면 이후 스토리 전체가 수정돼야 했다.
“그래도 바꾸는 게 어때요? 댓글 보면 알겠지만, 커플 팬들 반응이 엄청나요. 여주인공 죽이면 다들 폭발할걸요?”
그러나 유정은 반대했다.
“우린 독자 몇 명의 반응으로 전체 서사를 휘두를 수는 없어요. 그러면 작품의 중심이 사라져요.”
주준은 진심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
“하지만 난 여주인공이 살아있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래요.”
그 눈빛에 마음이 동한 유정은 망설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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