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01화
둘이 얘기를 주고받자, 부동산 사장님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두 분 아는 사이였어요?”
조시안은 유정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네, 저희는 친구예요.”
이에 곧바로 웃으며 말했다.
“이런 우연이라면 인연이죠!”
시안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러게요, 우연도 이런 우연이...”
그 순간, 유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이 집, 안 살게요. 죄송해요.”
유정은 부동산 사장님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한 뒤, 멍한 얼굴의 비서를 데리고 단호하게 걸어 나갔다.
갑작스러운 전개에 부동산 사장님은 어리둥절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금방 계약서에 도장 찍을 기세였는데, 어쩌다 분위기가 이렇게 바뀐 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시안은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유정을 따라나섰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시안이 유정을 불렀다.
“칠성!”
비서는 눈치를 보다가 재빨리 말을 붙였다.
“사장님, 저 뭔가 놓고 온 것 같아요. 잠깐 다녀올게요!”
말을 마치자마자 유하는 곧장 뒤로 물러났고, 복도엔 조용히 두 사람만 남았다.
시안은 유정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집주인이란 이유로 집을 포기한 거예요? 내가 그렇게 피해야 할 존재인가요?
내가 무슨 괴물이라도 되기라도 해요?”
그러자 유정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우리 사이야 떳떳하지만, 남들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괜한 헛소문에 휘말리는 건 피하고 싶거든요.”
며칠 전, 조씨 저택에서 들었던 그 여자들의 뒷담화가 다시 떠올랐다.
유정은 그때 깨달았다.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옮겨지는 말들이 얼마나 잔인한 흉기가 될 수 있는지를.
시안은 유정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만약 내가 형과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친동생이었다면요? 그래도 그때처럼 남들 말 신경 썼을까요? 솔직히, 칠성도 속으론 날 무시하고 있는 거죠?”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붓는 시안이었지만, 유정은 조금도 흔들림 없이 대답했다.
“조시안 씨, 어떤 일이든 조건이 따르는 거예요. 당신의 출생, 백림 어머니 그리고 백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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