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03화
의현의 곁에는 슬립 롱드레스를 입은 여자 한 명 더 서 있었고, 상황을 수습하려 애쓰고 있었다.
“정나연 씨, 이분이 원가로 배상하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오늘 술값은 전부 제가 낼게요. 그냥 제 체면 봐서 오늘은 넘어가 주시면 안 될까요?”
그 순간, 유정이 의현의 곁으로 다가와 물었다.
“무슨 일이야?”
의현은 유정이 온 걸 보자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손 씻다가 비누 거품이 튀었는데, 이분이 자기 드레스가 실크라서 핸드워시 닿으면 안 된다며 열 배 배상하라고 하네!”
슬립 롱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계속해서 의현을 두둔하고 있었는데, 모습으로 봐선 케이슬의 층 관리자 같았다.
그때 맞은편에 있던 나연이 냉소하며 말했다.
“기은미 씨, 당신이 조백림 사람이란 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오늘은 안 되겠네요. 누가 와도 이건 넘길 수 없어요. 무조건 열 배 배상해야 해요!”
유정은 그 말에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의현을 두둔하던 여자가 은미란 걸 알아챘다.
은미는 연분홍빛 크리스털 장식의 롱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늘씬한 몸매에 미소 띤 얼굴은 굉장히 요염하고 매혹적이었다.
“이건 조백림 사장님과는 아무 상관없어요, 지금 필요한 건 이성적인 판단이죠.”
차분하게 말하는 은미에 나연은 얼굴을 굳히며 물었다.
“그럼 내가 이성적이지 않다는 거예요?”
은미는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만약 이 일을 크게 만들어 법원에 들고 가신다고 해도, 재판부는 원가 배상 정도로 판결하겠죠. 법은 언제나 공정하니까요.”
의현도 맞받았다.
“맞아요, 내가 옷값만 물어줄게요. 근데 더는 못 줘요. 열 배로 배상하라니, 얼마나 바가지를 씌울 생각이에요? 꿈 깨요!”
나연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소리를 쳤다.
“좋아요, 두고 봐요! 오늘 열 배로 배상 안 하면 여기서 그 누구도 한발짝도 못 나가게 될 테니까!”
그러고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명후 오빠, 잠깐 나와봐. 사람들이 나 괴롭혀!”
무슨 말을 들었는지 나연은 곧장 의기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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