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57화
유정은 고개를 살짝 떨군 채 얼굴에 옅은 홍조를 띠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잘 자.”
조씨 저택.
조변우가 2층으로 올라갔을 때, 주윤숙은 이미 낮은 소파에 기대 잠들어 있었다.
주윤숙은 얇은 담요 하나만 걸친 채, 부드러운 흑발이 어깨 위로 흐드러졌고, 민낯은 연꽃처럼 청순하고 차분했다.
방 안은 난방이 잘 되어 있어 조변우는 셔츠 한 장만 입고도 덥게 느껴졌지만, 주윤숙은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 맑고 투명한 기운만 풍기고 있었다.
조변우는 조심스럽게 주윤숙은 안아 침대 쪽으로 옮겼다.
담요를 걷자 드러난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매끄러웠고, 청아한 분위기 속에 고혹적인 매력이 번졌다.
조변우는 무심히 숨을 들이쉬고는 주윤숙의 입술에 조용히 입을 맞췄다.
눈빛엔 사로잡힌 듯한 열기가 감돌았고, 입술은 여자의 턱선을 따라 아래로 미끄러졌다.
주윤숙은 눈을 뜨더니 손을 뻗어 머리맡의 스탠드 조명을 껐다. 불이 꺼지자 방 안엔 달빛만이 고요히 내리쬐었고, 더욱 짙은 기류가 퍼져갔다
다음 날 아침, 조변우는 늦게까지 일어나지 않았으나, 일어났을 때는 주윤숙은 이미 침대에 없었다.
조변우는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시간을 보내다 점심이 가까워졌고, 점심을 함께 먹고 있을 무렵, 여경을 챙기는 도우미 한령숙 아주머니가 전화를 걸어왔다.
[사모님이 아침부터 머리가 아프시다고 하셔서요. 식사도 못 하셨고,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한 번 들러주실 수 있을까요?]
조변우는 반사적으로 주윤숙을 바라본 뒤,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통화를 이었다.
정선숙 아주머니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지만, 주윤숙이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잠시 후 조변우가 다시 들어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식사에 복귀하자, 정선숙 아주머니에게 당부했다.
“요즘 식사가 너무 담백한 것 같아요. 전에 보낸 보양식은 사모님이 드셨어요?”
정선숙 아주머니는 미묘한 어조로 대답했다.
“사모님은 원래 이렇게 드시는 걸 좋아하세요. 밖에서 기름진 음식에 익숙해진 건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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