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63화
복도를 나서자마자, 마침 위층으로 올라오던 전소은과 마주쳤다.
그녀는 놀란 얼굴로 다가왔다.
“소강희,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유정, 너한테 계속 전화했는데 왜 안 받았어?”
유정은 그제야 자기 휴대폰이 아직 위층에 있다는 걸 떠올렸다.
“내 폰, 안에 두고 나왔어.”
말을 마치고 돌아가려 하자, 조백림이 손목을 붙잡았다.
“기다려. 내가 다녀올게.”
백림은 곧장 발걸음을 돌려 다시 그 방으로 들어갔다.
그 시각, 성준은 방 한쪽 구석에서 기어들듯 휴대폰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런데 문이 다시 열리고, 백림이 들어서는 걸 본 순간, 얼굴이 하얘지며 안절부절못했다.
“조, 조백림! 나 진짜 유정이한텐 손도 안 댔어. 진짜야!”
“제발 한 번만 봐줘. 앞으로는 얼굴도 안 보고 피해서 다닐게.”
백림은 그런 성준을 바라보다가, 짙은 눈빛 속에 짧은 의문이 스치듯 지나갔다.
휴대폰을 주워 들고는 조용히 미간을 좁혔다.
“예전에 유정이 남자 보는 눈이 이렇게 없었나? 이딴 놈을 좋아했었다고?”
스스로도 어이없다는 듯,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선 옆에 있던 사람에게 말했다.
“이놈도 처리해. 잊지 마.”
그러고는 그 어떤 미련도 남기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밖에선 강희의 상태를 확인한 백림이 호텔 측 매니저를 불러왔고, 남자는 상황을 대강 파악한 듯 진지하게 말했다.
“요즘 자주 쓰는 신형 약물 같아요. 이런 사람들, 가끔 여자애들한테 이거 먹여서 사고 치거든요.”
“심하면 환각에 사망까지도 가요. 이 친구는 양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약물 자체에 중독성은 없지만, 마비와 탈진 증세를 유발하는 위험한 물질이었다.
매니저는 직원에게 뭔가를 시켰고, 얼마 후 작은 병을 들고 돌아왔다.
매니저는 병을 열어 자극적인 액체를 꺼내 강희의 인중에 문질렀다. 강한 냄새에 여자는 조금 정신을 차렸지만, 몸은 여전히 축 늘어져 있었다.
“유정...”
강희는 유정을 바라보며 눈물을 쏟았고, 유정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위로했다.
“괜찮아. 다 끝났어.”
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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