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98화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는데, 곧 조백림과 주윤숙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서은혜가 먼저 반갑게 맞이하며 인사를 나눴고,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전환되었다.
백림은 방 안을 둘러보다 유정과 눈이 마주쳤다. 남자의 시선은 깊고 뜨거웠고, 얕게 웃으며 입 모양으로 말했다.
“우리 유정, 정말 멋져.”
양가 부모가 함께 있는 자리였다.
유정은 얼굴이 살짝 붉어졌고, 몸을 돌려 주윤숙에게 차를 따르러 갔다.
방 안에서는 담소가 이어지던 와중 백림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에 남자는 유정에게 조용히 말하고 방을 나가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마친 뒤 몸을 돌리자, 그 뒤에 서 있던 주준과 마주쳤다.
시안은 순백의 니트를 입고 있었지만, 그 맑은 색감도 그의 눈빛 속 그늘을 지우지 못했다. 남자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칠성이 전시에 참여한다니까 형도 따라왔네. 형은 칠성이가 걱정돼서 온 거야? 아니면 나 때문에?”
백림은 키도 크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에 차가운 눈빛으로 낮게 말했다.
“네 속셈, 내가 모를 줄 알았어? 갖지 못한 거에 집착하는 성질은 어릴 때부터 질리게 봤어.”
“그 버릇 아직도 못 고친 거야? 그렇게 기를 쓰고 또 한 번 똑같은 실패를 맛보고 싶어? 그 기분, 어떤데?”
시안은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난 그냥 그 사람 얼굴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기뻐.”
이에 백림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고, 망설임 없이 주준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
그 바람에 주준은 휘청이며 뒷걸음질 쳤고, 입술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서늘하게 웃었다.
“형, 내기 하나 할래? 형은 절대 그 사람을 못 얻어.”
그렇게 말한 주준은 뒷걸음질 치며 유령처럼 조용하고 빠르게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백림은 주준의 말이 마음에 걸렸는지 저도 모르게 이마를 찌푸렸다. 뭔가 불길한 기운이 스며드는 것 같았지만 이내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다.
‘괜히 쓸데없는 수에 말려들 필요는 없어.’
한편, 유신희는 휴게실에서 주준을 찾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남자가 자리를 뜨려던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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