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04화
“하!”
유정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고, 강희는 낮게 말했다.
[소은이 진기호랑 사귀고 나서 줄곧 불안해했어. 그래서 꽤 오래전부터 남자 친구 휴대폰에 위치추적을 깔아놨고.]
[아마 오늘도 그걸로 너희 둘이 함께 있는 걸 보고 의심한 거겠지.]
유정은 분노가 치미는 와중에 문득 떠오른 게 있었다.
“기호 씨, 전공이 뭐였지?”
강희가 말했다.
[학부는 컴퓨터공학이었고, 대학원은 경제경영 쪽으로 간 걸로 기억해.]
유정은 예전에 소은이 술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했던 게 생각났고, 이제 와서 다시 확인하니 더 이상했다.
기호가 컴퓨터 기술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자기가 위치추적 당하는 걸 몰랐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오늘 일도 이상했다. 소은이 저렇게 크나큰 오해를 하고 있는데, 남자는 해명 한마디조차 하지 않았다.
‘일부러 오해하게 놔둔 건 아닐까?’
전화를 끊고 난 뒤에도 유정은 계속 생각이 많아졌다.
뭔가 단순한 일이 아니라 생각한 유정은 핸드폰을 꺼내 소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조금만 진정해. 누가 널 함정에 빠뜨리려는지도 몰라.]
하지만 전송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전송 실패 메시지가 떴다. 소은은 이미 유정의 연락처를 삭제하고 차단해 버린 것이었다.
유정은 갑자기 이 모든 상황이 터무니없이 우스워졌다.
조백림이 아파트로 돌아왔을 땐, 이미 어둑해진 늦은 밤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유정이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남자는 외투를 벗어 한쪽에 걸고, 유정의 곁으로 다가와 앉았다.
“불도 안 켜고 뭐 해?”
유정은 고등학교 시절 사진을 보고 있었다.
몇 년이나 지난 사진들이었고, 지금껏 소셜 네트워크 비공개 앨범에 저장돼 있던 것들이었다.
그 시절, 유정은 소은, 강희와 정말 친하게 지냈다.
소은은 정말 사랑스럽고 귀여운 외모였고, 셋은 함께 공부하고, 미래를 꿈꾸며, 서로 짝사랑하는 남자 이야기를 나눴다.
매일 붙어 다녔고, 나중에 각자 다른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첫 해 겨울방학엔 꼭 다시 만났다.
소은은 그때 두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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