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14화
유정은 콧방귀를 뀌듯 차갑게 말했다.
“그러면 계속 질투하면서 살아. 너한텐 그거밖에 없잖아.”
그 말을 끝으로 차 문을 열고 올라탄 유정은 시동을 걸어 그대로 달려 나갔다.
전소은은 흐느끼며 울고 있었지만, 눈에는 온통 억울함과 분함이 가득했다.
소은은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거칠게 닦아냈고, 그 과정에서 가슴팍에 걸쳐져 있던 선글라스에 손이 닿았다.
소은은 선글라스를 벗어들고 잠시 멍하니 바라봤다. 그건 고등학교 시절, 두 사람이 친구가 된 뒤 그녀가 유정에게 처음으로 선물했던 생일 선물이었다.
그때는 유정이 그렇게 부잣집 딸인 줄도 몰랐고, 선글라스도 아주 평범한 물건이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소은은 유정이 진작에 이 값나가지도 않는 선물은 버렸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도 유정이 그걸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유정이 그 선글라스를 돌려준 건 두 사람의 우정이 이제 완전히 끝났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소은의 눈물은 더 거세게 흘러내렸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후회라는 감정은 전혀 없었다.
이윽고 소은은 빠른 걸음으로 옆에 놓인 쓰레기통 앞으로 다가가더니,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쓰레기통에 선글라스를 처박았다.
‘끝이면 끝이지.’
소은에게 그 따위 우정은 이제 필요 없었다.
한편, 유정은 차를 몰고 회사로 돌아가면서 속이 끓었다. 처음에 백림이 원인제공을 했던 건데, 결국 배신자가 된 건 본인이었기 때문이다.
‘이게 말이 돼?’
유정은 속에서 천불이 치솟았지만,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백림이 뭘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었고, 유정은 오직 이 관계가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과정은 중요하지 않아. 결과만 내가 원하는 대로 나오면 돼.’
오늘 원래 하려던 말도 못 꺼냈고, 소은의 더러운 짓에 화가 나서 이성을 잃을 뻔했다.
또한 지금은 백림의 얼굴조차 보고 싶지 않았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여전히 산더미였다. 백림의 복수가 어디까지 갈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지만 유정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오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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