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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5화

조백림이 준비한 약혼식 장소는 천월부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와 유정이 약혼식을 했던 바로 그곳이었다. 이 약혼식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조롱처럼 느껴졌다. 유씨 집안 식구들은 일찌감치 도착해 있었고, 조씨 일가도 모두 자리를 채웠다. 누구도 말은 꺼내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지나치게 밝았다. 억지로 웃음을 띤 얼굴들 속엔 어떤 긴장도 숨겨져 있었다. 백림의 큰어머니와 숙모는 유씨 집안 어른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에 비해 주윤숙은 한쪽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마치 오늘의 약혼식이 자신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처럼 말이다. 그 모습을 눈치챈 유신희는 조심스레 다가갔다. 손에 찻잔을 들고, 얌전하고 공손한 말투로 말을 건넸다. “어머님, 차 한 잔 드세요.” 주윤숙은 손을 뻗어 찻잔을 받으며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그 눈매는 부드럽지만, 선을 긋는 듯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이에 신희는 입술을 꼭 다물었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도 이런 상황이 될 줄은 몰랐어요. 사실 요 며칠 너무 불안하고, 마음이 무겁기만 해요.” 그 말에 주윤숙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백림이가 너무 제멋대로예요. 유정이도, 그리고 당신도 상처만 입었죠.” 며칠 동안 주윤숙은 백림에게 전화를 여러 차례 걸었지만, 단 한 통도 받지 않았고, 집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자식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건 부모라고, 주윤숙은 백림 역시 힘든 감정을 안고 있을 거라 짐작하고 있었다. 주윤숙은 유정과 단둘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하지만 혹시 유정의 말처럼 진짜로 서로 간의 약속에 불과한 관계였다면, 지금 연락하는 것조차 짐이 될까 두려웠다. 신희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상황은 혼란스럽지만 그래도 제가 정말 사장님과 함께하게 된다면, 이 관계를 진심으로 대할 생각이에요.” “그 사람도, 그 사람의 가족도 저한테 소중하니까요. 그 말은 어딘가 유정을 은근히 비꼬는 느낌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주윤숙은 표정을 흐리지 않은 채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유정이는 오늘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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