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62화
영인이 올라간 뒤, 백림은 들고 있던 도시락을 유정에게 내밀었다.
“이런 잡다한 음식은 안 좋아해. 네가 먹어.”
그러나 유정은 싸늘한 눈으로 백림을 바라보며 물었다.
“너, 왜 여기 있는 거야?”
백림은 자신 뒤편 문을 가리키며 어깨를 으쓱였다.
“나 여기 살아.”
유정의 시선에는 분명한 불쾌감이 담겨 있었고. 백림은 느긋하게 웃었다.
“말 안 했구나. 내가 집을 판 이유가 하나 더 있어. 요즘 일이 좀 꼬여서, 점쟁이를 찾아갔거든. 그 사람이 이 집이 내 사주랑 안 맞는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대각선 맞은편 집을 사라고 해서 거기 샀어. 이 집은 팔았고.”
남자는 말을 덧붙였다.
“원래는 이 집 팔기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유정 씨가 마음에 들어 했다니 다행이네. 괜찮아, 사주 상으로 너랑 이 집은 충돌 없대. 그러니까 편하게 살아.”
유정은 말이 없어졌고, 백림은 다시 도시락을 내밀었다.
“진짜 안 먹어?”
‘먹긴 뭘 먹어!’
유정은 완전히 놀림당한 기분이라, 싸늘하게 남자를 흘겨보고는 화가 난 채로 그 자리를 떠났다.
이에 백림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유정이 멀어지는 걸 바라보다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엘리베이터까지 도착한 유정은 갈수록 더 화가 났다. 백림 때문인지, 자신 때문인지도 헷갈렸다.
결국 돌아서 다시 걸어가, 백림의 집 문을 향해 그대로 발길질했다.
쿵! 그러나 문은 요지부동이었고, 유정은 발목만 아팠다.
인상을 찌푸리며 아픈 발을 움켜쥐는 순간, 문이 열리며 백림이 놀란 얼굴로 나타났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문을 살폈다.
이윽고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내 문이 너를 건드렸나?”
유정은 억지로 냉소를 지었다.
“눈에 거슬려서 그래 이런 조잡한 문이 감히 내 집 문 옆에 있다니, 수준 안 맞잖아?”
말 같지 않은 말에 백림은 말이 없었다.
유정은 말 끝나기 무섭게 돌아섰고,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탔다.
백림은 문가 벽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분을 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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