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78화
여경은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을 감싸고 울었다.
자신이 왜 이렇게까지 변해버렸는지, 왜 조변우는 그것조차 이해하지 못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이 오랜 세월 동안, 여경은 조변우가 주윤숙과 이혼하길 기다리며 살아왔다. 자신과 아들 시안에게 정식으로 이름을 붙여주길 바랐다.
하지만 세월은 너무도 무심하게 흘렀고,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는 이미 지나가 버렸다. 결국 그녀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여경은 햇볕 아래 설 수도 없는 여자였다.
또한 조변우는 늘 여경을 주윤숙 앞에 세우지 않았다. 혹여 마주치더라도, 먼저 자리를 피해야 하는 건 항상 그녀였다.
여경은 대체 뭐란 말인가? 조선시대의 첩보다도 못한 존재 아닌가?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 속에서, 여자로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다 없어져 버렸다. 그런데도 조변우는 아직도 여경에게 여전히 포용과 너그러움을 바라는 건가?
여경의 마음은 점점 더 미움으로 가득 찼다.
“지금 주윤숙이 가진 모든 건 원래 내가 가져야 했던 거예요. 내가 얼마나 참았는지 알기나 해요? 난 무려 20년을 넘게 꾹 참고 살아왔어요.”
“그리고 이제는 정말 더 이상 못 참겠어요! 그러니 더 이상 날 몰아붙이지 마요. 나도 내가 어떤 짓을 할지 모르겠으니까!”
여경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
조변우가 바로 다시 전화했지만, 여경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끊어버렸다.
20년을 참고 또 참으며 살아온 인생이었다. 그랬기에 이번만큼은, 단 한 번만큼은 이기적으로 굴고 싶었다.
더는, 자신을 억지로 굽히며 조변우의 기분을 맞춰줄 필요는 없었다.
조변우는 결국 전화를 포기하고 메시지를 보냈다.
[너랑 시안이 한 일은 더 이상 따지지 않을거고, 예전처럼 대할 거야.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둬. 주윤숙에게 해를 끼치진 마.]
여경은 그 메시지를 보고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울다가 웃는 그녀의 얼굴은 일그러졌고, 고통스러워 보였다.
반평생을 사랑해온 그 사람은 결국 다른 여자를 마음에 품었고, 그 여자가 바로 주윤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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