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79화
노영인은 조백림의 태도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예전처럼 다정하게 웃어주지도 않았고, 말투도 더 이상 따뜻하지 않았다.
이에 영인은 서운한 마음을 애써 누르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바닥에 있던 기러기인 초밥을 안아 들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
월요일. 하루종일 바쁘게 일한 유정이 집에 돌아왔을 때는 시각은 밤 아홉 시가 넘어서였다.
곧장 주방으로 들어가 칵테일 한 병을 꺼내 마셨고, 두어 모금 마셨을 무렵,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잔을 내려놓고 문을 열자, 낯익은 얼굴이 서 있었는데, 몇 차례 마주친 적 있는 조지였다.
남자는 흰색 캐릭터 티셔츠 차림에,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공손하게 인사했다.
“백림이네 집에서 술 한잔하고 있는데요, 혹시 같이하실래요?”
유정은 정중히 거절했다.
“방금 퇴근해서요. 좀 피곤하네요. 두 분이 마시세요.”
이에 조지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피곤할 땐 오히려 한잔이 더 좋아요. 내일 다시 돌아가거든요. 설 지나고 나서야 다시 올 텐데, 오늘은 작별 파티라 생각하고 와 주세요. 네?”
유정은 더는 마땅한 거절 이유를 찾지 못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술 몇 병 챙겨 갈게요.”
“기다릴게요!”
조지는 특유의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었다.
남자를 돌려보낸 뒤 유정은 옷을 갈아입고, 작은 손가방에 술 몇 병을 넣고는 건너편 백림의 집 앞에 섰다.
이 상황이 어딘가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잠시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마음을 정리하고 노크하자, 문을 연 건 백림이었다.
남자는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유정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웃었다.
“비밀번호 알려줄게. 다음엔 그냥 들어와.”
“아니야. 다시 올 일 없을 테니까.”
유정은 툭 던지듯 말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간결하고 세련된 인테리어, 백림의 성격답게 깔끔하면서도 감각적인 집이었다.
조지는 반갑게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 유정은 가져온 술을 거실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담담히 말했다.
“잠깐만 있다가 갈게요. 두 분이 편하게 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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