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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2화

유정은 윤우현의 메시지에 답장을 보냈다. [아쉽게도, 요즘은 새로운 작품 구상 자체가 어려울 것 같아요. 미안해요.] 윤우현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괜찮아요. 다만 언제든 다시 그리고 싶은 생각이 생기면 꼭 나한테 먼저 얘기해줘요.] 유정은 짧게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약속할게요.] 다음 날 아침. 유정은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오늘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러 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외출하려는데, 차가 웬일인지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센터에 전화를 걸자, 담당 직원이 한 시간 뒤에 도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때, 유정의 곁에 차 한 대가 멈췄고, 백림이 내리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유정은 어쩔 수 없이 말끝을 흐렸다. “차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 백림은 시계를 슬쩍 확인한 뒤 말했다. “예약한 시간 다 됐어. 내 차 타고 같이 가자.” 유정은 움직이지 않자,백림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직원 기다릴 거야, 아니면 택시 잡을 거야? 지금 시간에 택시 잡으려면 한 시간은 걸릴걸?” 유정은 백림의 말이 맞다는 걸 알았기에 결국 그의 차에 타기로 했다. 백림은 조수석에서 만화책 한 권을 꺼내 건넸다. “이건 돌려줄게. 나는 새로 주문했어.” 그 책은 유정이 오래전부터 간직해온, 그녀에게 의미 깊은 소장본이었다. 유정은 책의 표지를 조심스레 손끝으로 쓰다듬다가 조백림을 향해 말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후원은 그만해. 물 흐려지게 하지 마.” 백림은 그런 유정을 슬쩍 쳐다보고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네가 하라면 해야지.” 유정은 어젯밤 윤우현이 언급했던 일이 떠올라 의심스러워졌다. “혹시, 너 내 전화 막았어?” 백림은 눈썹을 살짝 올렸다. “이번엔 눈치 빠른데?” “진짜 네가 그런 거야?” 유정이 놀란 듯 되물었다. 백림은 낮게 웃었다. “걱정하지 마. 귀찮은 일은 내가 다 처리해. 너는 그냥, 무대 뒤에서 조용히 빛나기만 하면 돼.” 유정은 속으로 생각했다. ‘귀찮은 일이긴 해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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