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10화
전화를 끊은 후, 비서가 들어왔다.
“조금 전 약속된 고객분이 오셨어요.”
유정은 그 말을 듣고 당장은 백림의 일을 미뤄둘 수밖에 없었고, 자료를 들고 응접실로 향했다.
고객을 응대한 뒤 이어서 회의 하나를 더 마쳤고, 모든 일과를 마쳤을 땐 거의 정오가 다 되어 있었다.
회의실에서 나와 비서에게 점심 주문을 부탁하려던 찰나, 비서가 다가와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장님, 조백림 사장님께서 오셨어요.”
그 말에 유정은 뜻밖이라는 듯 되물었다.
“지금 어디에 있어요?”
“사장님 사무실에 계세요.”
유정은 서둘러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남자가 등을 보인 채 그녀의 책장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여긴 왜 왔어?”
유정이 묻자, 백림은 고개를 돌려 눈썹을 치켜세우며 웃었다.
“약 발라달라고 왔지.”
백림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의 사무용 의자에 앉아, 팔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내 비서는 전부 여자야. 게네들한테 내 등을 보여줘?”
이에 유정은 코웃음을 쳤다.
“조백림, 네가 언제부터 그렇게 조심스러웠다고 그래?”
“어쩔 수 없지. 유부남인데, 이제는 자제해야지.”
백림의 표정은 진지했고, 말투도 진심 같았고, 이에 유정은 눈을 굴렸다.
“회사에 남자는 없어요?”
“남자한테 옷 벗고 약 발라달라고 해? 그게 더 이상하지 않나?”
백림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역시 자기 와이프한테 받는 게 제일 낫겠더라고.”
유정은 짜증 난 듯 말했다.
“누가 네 와이프야?”
백림은 더 이상 다투지 않고 고개를 돌려 유정의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프런트 직원이 나를 몰라보던데? 앞으로 자주 와야겠네.”
유정은 들고 있던 자료를 책상 위에 내려놓고 정리하면서 무표정하게 말했다.
“약 바르러 온 거면, 얼른 엎드려.”
그러자 백림은 낮게 웃었는데, 웃음에는 묘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
“어디에 엎드릴까?”
유정은 백림을 보지 않았다.
“안쪽에 휴게실 있어요.”
유정은 평소에 휴게실을 거의 쓰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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