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09화
조백림은 유정에게 국 한 그릇을 떠주며 말했다.
“밥은 안 먹더라도 나랑 같이 국이라도 좀 마셔줘. 네가 이렇게 말없이 앉아서 날 쳐다보고 있으면, 나도 편히 먹을 수가 없잖아.”
그 말에 유정은 마지못해 타협하며 수저를 들고 국을 떠 마셨다.
백림은 그녀를 바라보며, 무언가 소원 성취한 아이처럼 싱긋 웃었다. 그리고 유정은 그런 남자를 흘끗 보며 말했다.
“유치해.”
그러나 백림은 개의치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말했다.
“연애하면 지능이 떨어진다잖아. 그 말은 곧, 내가 지금 연애 중이라는 뜻이지.”
유정은 백림의 궤변이 듣기 싫어 국에만 집중했다.
“맛있어?”
백림이 묻자 유정은 콧소리로 대답했다.
“네가 끓인 거야?”
“아니.”
“그러면 왜 맛있냐고 물어?”
“그냥. 너랑 이야기하고 싶어서.”
유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고개를 들어 백림을 노려봤다.
“밥 먹을 땐 말 안 하는 거 몰라?”
이에 백림은 입꼬리를 올리며 부드럽게 웃었다.
“예전엔 밥 먹을 때 네가 제일 말 많았잖아. 침대 위에서도 마찬가지고. 근데 이제 와서 나한테 훈계야?”
탁! 유정이 수저를 내려놓으며 얼굴에 불쾌함이 떠올랐다. 백림은 급히 젓가락을 들고, 요염하게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밥 먹을 땐 말하지 않을게.”
식사를 마친 뒤, 유정은 조백림의 약을 발라주었다.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혼합해 둔 연고를 백림의 상처 부위에 조심스레 발랐다.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 일이었지만, 백림은 중간중간 낮은 신음을 흘렸고, 그 소리에 유정은 점점 신경이 곤두섰다.
결국 빠르게 약을 다 바르고는 인사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
백림은 엎드린 채, 황급히 돌아서는 유정의 뒷모습을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곧, 그는 여자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다시는 담배 피우지 마!]
백림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답장을 보냈다.
[알겠어, 자기야!]
그러나 유정은 다시는 답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유정은 조식 배달을 예약했고, 남자에게 한 차례 더 약을 발라주었으며, 하루치 약과 복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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