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46화
유정은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른 채, 입맞춤에 의해 눈을 떴다.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방 안은 어둑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주위엔 조백림 특유의 은은한 향이 가득했고, 그가 유정의 위로 부드럽게 몸을 기대더니, 입술 끝에서부터 귓불까지 천천히 입맞춤을 내려갔다.
간지러웠지만, 힘이 빠져 아무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유정은 눈을 반쯤 감은 채 여전히 몽롱한 상태였고, 그저 백림의 입맞춤에 빠져, 정신을 차릴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꼬마 요정.”
조백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너무도 짙고 부드러워, 마치 그 자체로 유혹 같았다.
이에 유정은 얼굴을 돌려 백림의 입술을 받아주었다.
백림은 상체를 들어 그녀 턱을 손끝으로 감싸며, 갈증을 느낀 사람처럼 입맞춤에 집착했다.
남자의 손이 스웨터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자, 유정은 고개를 젖히며 허리를 살짝 들었다. 숨결은 순식간에 가빠졌고, 마주한 눈빛에도 열기가 번졌다.
유정이 백림의 셔츠 단추를 풀려고 손을 뻗은 순간, 놓아뒀던 휴대폰이 갑자기 요란하게 울렸다.
낯선 벨소리는 방 안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깨뜨렸다. 조백림은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발신자를 확인했다.
유정이 몸을 일으켜 휴대폰을 집어 들고 통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고효석?”
백림은 눈썹을 들어 올리며 더욱 냉정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어디야?]
허리를 눌린 채 있던 유정은 살짝 머뭇거리며 말했다.
“밖에 나왔어.”
[며칠 쉬었는데, 좀 괜찮아졌어?]
“응, 이제 괜찮아.”
백림이 허리를 감싸 쥐는 손에 힘을 주자 유정이 돌아봐서 째려보았다.
“가만히 있어.”
유정이 툴툴거리듯 눈짓을 주었고, 그 짧은 눈빛 하나에도 백림은 온몸이 무너지는 듯했다. 그 사람의 유정은 늘 차분했기에, 이런 투정 섞인 모습은 보기 드물었다.
[조백림 씨 혹시 옆에 있어?]
“응?”
[그날 같이 구호 활동했던 내 친구들이 조백림 씨에게 꼭 밥을 사고 싶대. 그날 도와준 게 워낙 커서.]
“괜찮다니까,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
[내가 말려봤는데도 다들 고집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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