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78화
조백림이 눈을 떴을 땐 이미 병실 침대 위였다. VIP 병동의 개인실. 바깥 거실 쪽에선 주윤숙이 의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의사는 단호한 어조로 당부했다.
“절대 다시 술 마시면 안 돼요.”
주윤숙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꼭 지켜볼게요.”
의사가 떠난 뒤에야 주윤숙은 백림이 깨어난 것을 알아챘다. 그녀는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남자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물었다.
“기분은 좀 어때?”
백림은 손등에 꽂힌 링거 주사를 바라보다가, 쉰 목소리로 물었다.
“이거 안 해도 되는 거 아니에요?”
“영양제야. 지금 너무 쇠약해서 그래.”
주윤숙이 다급히 설명했고, 백림은 더 말하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주윤숙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임구택이랑 장시원이 내내 옆에 있었는데, 전화가 계속 울리길래 내가 먼저 보내버렸어. 조금 전에 나갔어.”
백림은 시선을 아래로 떨군 채 말했다.
“전화 좀 전해줘요. 괜찮다고.”
주윤숙은 백림의 손을 꼭 잡으며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조금 이따 전할게.”
그때 조변우가 저녁 식사를 사 들고 들어왔다.
“여보, 식사 먼저 해.”
주윤숙이 자리를 비우자, 조변우는 병상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
“네 할아버지랑 유씨 일가가 상의 끝에, 유정을 우리 조씨 집안 묘원에 모시기로 했어. 네 아내로서 말이야.”
백림은 조용히 말했다.
“할아버지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병원에 있는 건 말씀드리지 말아 주세요.”
“이미 얘기 안 했다. 너 할아버지도 요즘 많이 힘들어하셔.”
조변우는 아들과 이렇게 담담하게 대화하는 것이 처음이라, 어색한 기색이 역력했다. 위로를 전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낮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시간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아무리 큰 아픔도 결국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시간이 조금씩 덮어주리라 믿을 수밖에 없었다.
조변우는 창백한 백림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뭐라도 좀 먹을래?”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백림은 조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머니 잘 챙겨주세요. 전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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