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84화
유정의 눈가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입술이 떨렸지만, 말은 나오지 않았다.
“살아 있었구나!”
조백림의 가슴이 벅차올랐는데, 지금처럼 간절히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에게 감사한 적이 없었다.
유정은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서 자신의 눈앞에 있자, 백림은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백림은 유정이 자신을 이 세상에 혼자 남겨둘 리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백림은 유정의 얼굴을 반복해서 어루만졌다. 그 존재를 확인하듯, 눈에는 유정만 담긴 채 주위의 모든 것을 잊은 사람처럼 만졌다.
그러다 유정이 눈을 크게 뜨며 두려움에 찬 눈빛으로 백림을 향해 무언가를 전하려 하자, 그제야 백림은 뒤를 돌아보았다.
유명현이 손에 수술용 메스를 들고 이를 악물며 그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백림이 몸을 틀며 겨우 피했지만, 칼끝은 어깨를 깊게 찔렀고, 곧 붉은 피가 쏟아졌다.
백림은 곧바로 명현을 발로 걷어찼다. 명현과 함께 온 두 남자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세상 물정 모르는 이른바 금수저들처럼 보였지만, 이미 칼을 꺼냈으니 물러날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들은 눈이 벌게진 채, 명현과 함께 백림에게 덤벼들었다.
백림은 그중 한 명의 어깨를 움켜잡아 목덜미를 밀어붙이며 수술대에 거칠게 처박았다. 그리고 몸을 틀어 다른 남자에게 발길질을 날렸다.
그 난장판 속에서 유신희는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도움을 주려 뛰어들었다. 하지만 백림은 망설이지 않고 그녀를 발로 차버렸다.
이에 신희는 벽에 부딪혀 심장을 감싸 쥔 채 벽 아래로 주저앉았다.
장명춘은 싸움이 벌어진 걸 보고 뒷걸음질 쳤다. 눈빛 속에 어두운 기운이 스쳤다.
오늘 수술은 틀렸다는 걸 직감했다. 이 사건이 드러나면, 자신이 꿈꾸던 해외 생활도, 모든 미래도 끝장은 물론 감옥에 갈지도 몰랐다.
그때, 신희가 장명춘을 향해 미친 듯한 눈빛으로 외쳤다.
“어서 죽여요! 안 그러면 우리 다 도망 못 가!”
장명춘의 눈에도 단호함이 서렸는데, 그는 망설이고 있는 남자 보조에게 말했다.
“우린 다 같이 엮여 있는 처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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