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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3화

여경은 곧바로 조변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는 단숨에 억울하고 서러움으로 가득 찼다. “누가 나를 이 별장에서 쫓아내려고 해요. 내가 이 집에서 산 지가 벌써 이십 년이 넘었고, 이건 내 집이잖아요, 맞죠?” 조변우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여경, 당신 강성을 떠나.] 그 말에 여경은 숨을 들이마셨고,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당신 지금 뭐라고 한거지?” 조변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유신희 일에 조시안이 연루됐고, 이번엔 내가 더는 못 봐주겠어. 그리고 우리 사이도 여기까지야.] 여경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멈춰 섰다. 곧 얼굴엔 절박함이 뒤섞인 공포가 떠올랐다. “조변우, 난 당신 따라 삼십 년을 살았어요. 당신 아이를 낳고, 평생 그림자 같은 여자로 살았어요. 나이 들고, 예전 같지 않다고 이제 나를 버리겠다는 거예요?” 하지만 조변우는 무정하게 말했다. [삼십 년 동안 틀린 선택을 한 거야. 이제는 끝내야 해.] 여경의 얼굴은 순식간에 잿빛으로 변했다. ‘그에게 나는 처음부터 잘못된 존재였구나.’ 절망에 빠졌던 여경은 곧 머리를 굴리며 감정을 눌렀다. 억지로 눈물을 삼키고, 조변우에게 애원했다. “그때 유정을 다치게 한 건 내가 잘못했어요. 시안이도 날 위해 그런 어리석은 일을 한 거고요.” “당신이 그 애를 모른 척하겠다면, 나도 받아들일게요. 우리 조용히 지내면서 다시는 주윤숙이나 조백림 건드리지 않을게요. 예전처럼, 그렇게 살면 안 돼요?” 조변우는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 [우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 조변우의 확고한 태도에 여경은 몸이 식어갔다. “시안이가 이제 막 사고를 쳤는데 어떻게 그렇게 무정할 수가 있어요?” 조변우가 아무 말이 없자, 여경은 흐느끼며 말했다. “며칠만 시간을 줘요. 이 집에서 산 지 이십 년인데 당장 짐을 싸서 나갈 순 없잖아요.” 조변우는 여경에게 휴대폰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라고 했고, 집에 와 있던 실무 담당자에게 직접 주윤숙에게 전달해 며칠 시간을 주겠다고 전했다. 상대는 알겠다고 대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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