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97화
신화선이 서은혜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유정이가 조씨 별장으로 이사 갔다면서? 예전에 백림이랑 동거할 때는 약혼했으니 그냥 못 본 척했지만, 지금은 결혼도 안 했는데 아예 그 집으로 들어가다니.”
“밖에서 보면 우리 유씨 집안은 체통도 없고, 딸을 귀하게 여기지도 않는다고 손가락질하겠어.”
이에 서은혜는 조심스레 설명했다.
“유정이는 그냥 잠깐 조백림을 챙기러 간 거예요.”
“챙기는 것도 하루 종일 붙어 있어야 해?”
신화선은 여전히 냉랭했다.
서은혜는 신화선이 이번 고소 건을 두고 앙심을 품고 일부러 시비를 거는 것임을 느꼈다. 무어라 반박하려던 찰나, 유준탁이 그녀의 손을 꼭 쥐고 일어섰다.
“유정이뿐만 아니라, 저랑 이 사람도 내일부터 이 집에서 나가 살 거예요.”
유준탁의 말에 유지태는 화들짝 고개를 들었고, 신화선은 분노에 찬 얼굴로 외쳤다.
“우리가 정한 집안 규율 잊었니? 우리가 죽기 전까진, 누구도 이 집을 나가선 안 된다고 했잖아!”
유준탁이 담담하게 말했다.
“전에는 부모님이 그런 규칙을 정한 이유가, 온 가족이 함께 화목하게 살기 위함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제야 깨달았어요. 그런 생각을 한 건 저희 둘 뿐이었네요.”
유준탁의 눈에는 깊은 실망이 깃들어 있었다.
“유정이 일로 많은 걸 느꼈어요. 모래알 같은 집안은 억지로 붙잡아도 흩어질 뿐이에요. 그래도 부모님은 부모님이니, 명절마다 인사는 드리러 올게요.”
유지태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유정이 일이라니? 유정이 사고 났을 때, 우리도 걱정했어! 그런데 지금은 신희랑 명현이가 감옥에 있는 판국이잖아.”
“우리가 그 아이들 할아버지 할머니인데, 마음이 편하겠니? 너희가 그 애들 감옥에 보낸 것만도 분하지 않은데, 이젠 가족 간에 균열을 내겠다고?”
조엄화는 이전처럼 날카롭게 굴지는 않았지만, 얼굴에는 원망과 불만이 가득했고, 서은혜를 날카롭게 노려보고 있었다.
유준탁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아버지, 신희랑 명현이는 자기 잘못으로 그렇게 된 거지, 저희가 그렇게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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