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13화
같은 반 친구가 조변우에게 그 사람의 이름을 알려줬는데, 그녀는 주윤숙이라고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씨 집안과 주씨 집안이 정략결혼을 맺게 되었고, 여경은 주윤숙이라는 이름으로 조변우 앞에 나타났다.
그날, 여경이 입고 있던 건 바로 그 하얀색 롱 드레스였다.
반년이 지난 후에서야 조변우는 진짜 주윤숙이 유학을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여경을 찾아가 따졌다.
더는 숨길 수 없던 여경은 결국 오열하며 모든 것을 고백하고 사과했다.
그 무렵 두 사람은 이미 반년 가까이 교제 중이었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사이였다. 미래를 약속한 사이이기도 했다.
조변우는 결국 잘못된 만남일지라도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이제는 여경을 택하기로 했다.
그가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 물음에 답을 내리기까지, 삼십 년이 걸렸다.
주윤숙의 손끝이 잠시 멈췄다. 고개는 들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
“먹 좀 갈아줘요.”
이에 조변우는 눈을 들었다.
마치 학창 시절, 누군가에게서 주윤숙의 이름을 들었을 때처럼, 마음이 설렜다. 곧 그는 걸음을 옮겨 주윤숙에게 다가갔다.
주윤숙은 예전처럼 변함없이 아름다웠지만, 조변우는 이미 온몸에 상처투성이였다.
“그래.”
이 나이가 되면, 더 이상 무릎 꿇고 눈물로 용서를 구할 일도, 손을 맞잡고 맹세를 주고받을 일도 없다.
삼십 년의 세월은 이미 지나갔고, 앞으로 또다시 삼십 년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지난날은 놓아주고, 남은 삶을 아끼는 것, 그게 가장 큰 지혜라고 봐야 했다.
조백림은 유정을 집에 바래다주었다.
미래의 장인어른을 모시고 한참을 함께 차를 마셨고, 유정이 외할아버지와 영상통화를 시작하자, 백림도 옆에 다가가 서정후에게 인사를 건넸다.
“할아버님, 설 연휴 넷째 날에 유정이랑 같이 경성으로 찾아뵐게요.”
백림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서정후가 웃으며 응답하자, 유정이 물었다.
“내일은 혼자 명절 보내세요? 아니면 주칠강 할아버지네랑 같이 보내실 거예요?”
서정후가 답했다.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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