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70화
두 사람이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 청아는 고명기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청아, 돌아왔어? 네 어머니가 와 계셔. 지금 응접실에서 기다리셔.]
명기는 보통 설계도 외에는 관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는 건, 분명 허홍연을 만나고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는 뜻이었다.
허홍연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몰라 청아는 미간을 찌푸린 채 답장을 보냈다.
[10분 안에 도착할게요.]
[알았어.]
명기가 짧게 회신했다.
두 사람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비서가 급히 다가와 청아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장님, 아까 어머님이 재무실에 갔었는데 아무것도 확인 못 하셨어요.”
청아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알았어요.”
연희의 음성이 차갑게 울렸다.
“역시. 갑자기 찾아온 게 단순히 안부 인사일 리 없었지.”
둘은 응접실로 향했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허홍연이 환하게 웃으며 일어났다.
“청아야, 네가 돌아왔구나!”
하지만 곧 연희를 본 순간, 허홍연의 표정은 굳어졌다.
“연희 씨도 있었네.”
연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오랜만이네요. 전 이미 그 부양에 관한 협약서에 사인한 뒤로는 여기서 다시 뵐 일 없을 줄 알았는데요.”
허홍연은 그 말뜻을 분명 알아챘고, 얼굴에는 어색한 미소를 띠며 둘러댔다.
“그날은 제가 너무 급해서 그랬던 거예요. 무슨 문서에 사인했다 해도, 청아는 제 친딸이에요. 제가 낳고 제가 키운 딸인데, 이 혈연은 끊을 수가 없잖아요?”
연희의 목소리에는 날 선 냉소가 가득했다.
“필요할 땐 딸이고, 필요 없을 땐 버려두고. 참 잘 키우셨네요.”
허홍연은 감히 연희와 맞서지 못하고, 곧장 청아를 바라보며 다정한 척 말했다.
“너 왜 이렇게 더 말랐니? 회사를 한다고 해도 몸은 챙겨야지.”
연희는 소파에 앉으며 냉랭하게 잘랐다.
“아주머니,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바로 하세요. 쓸데없는 인사치레는 시간 낭비예요. 청아는 바쁘니까.”
허홍연의 얼굴이 굳어졌지만 억지 웃음을 띠며 말했다.
“연희 씨, 제가 청아랑 단둘이 얘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