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88화
백구연은 백호균과 함께 사는 집 외에도 회사 근처에 혼자 쓰는 오피스텔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임씨 저택에 갓 들어가던 초반에는 야근이 잦아, 퇴근이 늦으면 이곳에서 머무르곤 했다.
유민이 들어섰을 때, 수민은 소파에 엎드린 채 울고 있었고, 구연은 어깨를 으쓱하며 난처하다는 듯 말했다.
“드디어 왔구나. 얘는 내가 어떻게 해도 말을 안 들어. 네가 좀 달래 봐.”
유민은 가방을 벗어 내려놓고 수민 맞은편에 앉아 눈살을 찌푸렸다.
“성적 좀 떨어졌다고 이렇게 울어? 그만 울어.”
수민은 서럽게 훌쩍이며 대꾸했다.
“등수 하나 내려갔다고 두 시간 동안 혼났어. 또 이러면, 차라리 죽어버릴 거야.”
구연의 표정이 곧바로 굳어졌다.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
수민은 울다 말고 얼굴을 들었다. 눈은 울어서 벌겋게 부어 있었고, 여전히 흐느끼며 말했다.
“나, 장난으로 한 말 아니야. 진짜 지긋지긋해. 정작 본인은 완벽하지도 않으면서 왜 나만 완벽하라 한 건데.”
유민이 고개를 돌려 구연을 바라봤다.
“이모, 우리 놀러 가기로 했잖아요. 지금 바로 가요. 이 울음소리 들으니까 귀까지 아프네요.”
그러자 수민은 눈을 부릅떴다.
“넌 날 위로하러 온 거 아냐? 와서 고작 5분 만에 귀찮다니, 이게 뭐야?”
유민은 대충 소파에 기대앉아 툭 내뱉었다.
“위로해도 안 듣잖아. 그럼 내가 괜히 입만 아프지.”
수민은 기가 막혀 유민을 노려봤고 구연이 휴지를 건네며 부드럽게 말했다.
“얼른 세수하고 와. 씻고 나오면 우리 셋이 놀러 가자. 놀다 보면 기분 풀릴 거야.”
수민은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욕실로 들어갔다.
십 분 뒤, 세 사람은 집을 나와 근처의 대형 실내 놀이공원으로 향했다.
구연은 동전 교환기에서 20만 원어치 코인을 바꿨고 둘을 데리고 놀이터를 돌아다녔다. 그렇게 셋은 한참을 신나게 놀았다.
수민은 아침부터 굶은 터라 점심 무렵이 되자 결국 유민에게 다가갔다.
“우리 밥 먹으러 가자.”
그러나 유민은 게임에 열중한 채 퉁명스럽게 말했다.
“난 안 배고픈데?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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