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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9화

김순자의 시선이 불현듯 책상 위에 놓인 붉은 비단 상자에 멈췄다. 명우가 축하 선물이라며 두고 간 물건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어본 여자는 순간 얼어붙었다. “이게 뭐예요?” 현석도 고개를 들이밀며 확인했다. 김순자가 상자에서 꺼낸 건 작은 크기의 정교한 녹음기였다. 현석이 그것을 집어 들어 스위치를 켜자 곧바로 귀에 익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주머니, 제가 원하는 건 살인이나 방화가 아니에요. 임씨 집안에 불리한 일을 하라는 것도 아니죠.] [그냥 임유민의 가정교사를 바꿔야 한다는 말을 우정숙 사모님 앞에서 한번 흘려주기만 하면 돼요.] [그리고 또 하나, 임유진의 행적을 조금만 더 살펴봐 주시면 되세요.] 이어 들려온 건 김순자의 대답이었다. [안 돼요. 도우미가 주인의 행적을 캐묻거나 이에 대해 떠드는 건 규칙에 어긋나요!] [정말이에요. 난 임씨 집안에 해를 끼칠 일은 절대 안 해요. 다만 임씨 집안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을 뿐이에요.] [이 카드에 6천만 원이 들어 있어요. 손자 보러 해외에 간다고 하셨죠? 마침 필요할 때 쓰시면 돼요.] [당신은 내가 아들네로 간다는 걸 어떻게 알았죠?] [그건 따로 묻지 마세요. 그냥 돈만 받으시면 되세요.] 뒤이어 들려온 건 그녀가 한동안 망설이다가 결국 돈을 받으며 내뱉은 말이었다. [다른 건 못 해요. 당신이 말한 대로 잔소리 한마디 정도야 해줄 수 있겠지만 절대 임씨 집안을 해치는 건 기대하지 마요.] [걱정하지 마세요!] 김순자는 그 순간을 떠올리며 숨이 막혔다. 정말로 백규연이 임씨 집안을 해치지 않을 거라 믿었던 걸까? 진실은 오직 본인 자신만 알 뿐이었다. 녹음을 끝까지 들은 뒤, 김순자의 얼굴은 핏기가 없어졌다. 돈을 받은 날부터 이미 임씨 집안은 모든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맞이한 파국은 결코 억울한 일이 아니었다. 접견실 구은서는 누군가 면회를 청했다는 말을 듣고 약속된 시간에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머리를 짧게 잘라 예전의 화려함은 사라졌지만, 몰락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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