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68화
김순자는 마음이 더욱 불안해졌고 억지로 입가에 웃음을 걸고 말했다.
“어르신 부부께서 아직도 저를 생각해 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저는 이미 임씨 집안에서 일을 그만두었어요.”
“그러니 이 축하 선물은 명우 씨께서 다시 가져가 주시는 게 좋겠네요.”
명우의 표정은 냉랭했고 오히려 엄숙해 보였다.
“김순자는 생각이 분명하시군요. 임씨 집안을 떠났으니 이제는 완전히 선을 긋겠다는 거네요.”
“그렇다면, 임씨 집안에서 받아온 모든 혜택도 포기하셔야 하지 않겠나요?”
김순자는 놀라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명우는 오현석을 힐끗 바라보며 냉소를 지었다.
“당신 아들이 지금의 자리를 자신의 학력과 능력으로 얻었다고 정말 믿고 있나요?”
그 말에 김순자는 멍하니 굳어졌다.
아들은 해외에서 공부를 마치자마자 유명 대기업에 입사했고, 줄곧 승진을 거듭하여 이제는 임원급이 되었다.
그랬기에 김순자는 늘 자기 아들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믿어왔다.
‘그런데 아니라고?’
명우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다.
“임씨 집안에서 20년 넘게 일하는 동안, 임씨 집안은 한 번도 소홀히 대우한 적이 없어요.”
“아들을 유학 보내고, 졸업 후 자리까지 마련해 주었죠. 그런데도 돈에 눈이 멀어 임씨 집안을 배신하다니. 설마 돈만 챙기고 나가면 무사할 거라 생각했나요?”
김순자는 안색이 하얗게 질리며 믿고 싶지 않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제 아들의 직장이 임씨 집안에서 마련해준 거라고요? 그럴 리가...”
명우는 현석을 향해 물었다.
“오현석 씨, 어머니께 말하지 않았나요?”
현석은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유학이나 직장도 모두 임씨 집안의 배려였음을 알고 있었지만,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줄곧 스스로의 능력으로 얻은 것처럼 말해온 것이다.
김순자는 아들의 표정만으로도 명우의 말이 사실임을 깨달았고 당황스러움과 분노가 동시에 밀려왔다.
여태 자신이 믿어온 모든 게 무너진 순간에 김순자는 억눌러온 말이 터져 나왔다.
“왜 진작 말하지 않았니?”
현석 역시 화가 치밀었다.
“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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