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82화
백림은 피아노 의자에 앉아, 식당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손님들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미소 지었다.
“한 곡 칠게요. 곧 제 아내가 될 유정에 대한 헌정곡이에요.”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백림은 깊은 눈길로 유정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건반 위에 올렸다.
곧 다섯 손가락이 구름이 흐르듯, 물줄기가 쏟아지듯 자유롭고도 맑은 선율을 흘려냈다.
그 소리는 청아하고 귀를 사로잡을 만큼 아름다웠다.
백림은 고급스러운 흰색 셔츠 차림이었다.
소매는 반쯤 걷어 올려져 있었고, 곧은 자세와 여유로운 태도가 곡과 어울리며 고귀하고도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Hiding from the rain and snow”
“Trying to forget but I won't let go”
“Looking at a crowded street”
“Listening to my own heart beat”
“So many people all around the world”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고 울림이 깊었다. 반쯤 내려 깔린 검은 눈동자 속엔 진심과 몰입이 담겨 있어, 단 한 순간도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유정은 예전 몇 차례 모임에서 그가 노래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어쩌면 그때, 무심코 그의 노래를 더 오래 바라보다가 마음이 흔들렸고, 결국 이렇게 그의 따뜻함에 조금씩 잠식되어 버린 게 아닐까 싶었다.
“Take me to your heart take me to your soul”
“Give me your hand and hold me”
“Show me what love is - be my guiding star”
“It's easy take me to your heart”
“Standing on a mountain high”
...
한낮의 햇살은 피아노의 매끄러운 곡선을 따라 흘러내려 백림의 어깨와 옷자락 위로 퍼졌다.
마치 그를 감싸 안은 빛이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백림의 긴 손가락은 건반 위를 자유로이 오갔다.
연주 도중 불현듯 유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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