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83화
유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집 안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뒤돌아보니 노을빛 속에 드리워진 백림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이에 유정은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엄마!”
서은혜는 길게 한숨을 내쉰 뒤 곧장 다급한 목소리를 냈다.
[너 어디 갔던 거야?]
“집에 있는데요!”
유정이 대답했다.
[거짓말! 위아래 다 찾아도 없고, 전화도 안 받아서 정말로 경찰에 신고할 뻔했어!]
서은혜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안도감이 섞여 있었다.
“정말 집에 있어요. 뒷마당에서 그네 타다가 잠들었어요!”
유정이 말하며, 발코니로 뛰어나와 뒤뜰을 내려다보는 엄마를 보았다.
이에 서은혜는 손을 흔들었다.
“보이죠?”
그러자 서은혜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가볍게 나무랐다.
“왜 방에서 안 자고 그런 데서 자니?”
유정은 웃으며 말했다.
“밖 공기가 더 좋아서요.”
그러다 잠시 멈칫한 뒤 낮게 덧붙였다.
“죄송해요, 걱정 끼쳐서.”
“괜찮아. 조금 있으면 의현이랑 강희도 돌아올 거야. 저녁 먹을 준비해.”
서은혜가 당부했다.
“네.”
유정은 전화를 끊고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고는 발걸음을 가볍게 옮겨 저택으로 들어갔다.
오늘 오후는 정말 마치 정원에서 낮잠을 자다 꾼 꿈처럼, 너무도 비현실적으로 달콤했다.
이에 유정은 절로 미소를 지었고 내일이 기다려졌다.
그날 밤, 유정네 저택에는 손님들이 찾아와 북적였다.
유정의 할아버지, 할머니도 함께 와서 지난 일은 묻지 않고 화기애애하게 자리를 채웠다.
유정은 신부라 응대할 필요가 없어, 저녁을 마치고는 외할아버지 방으로 올라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정후는 원래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했지만, 술자리와 형식적인 만남은 꺼려 일찍 방으로 올라와 있었다.
유정이 들어갔을 때 서정후는 막 전화를 마친 참이었고 여자를 보자 기분 좋게 웃었다.
“장석호하고 주칠강도 내일 온다더구나. 아침 7시 비행기라 9시쯤 도착할 거야.”
유정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분들도 오세요?”
장석호와 주칠강은 연세가 많아, 유정은 힘들게 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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