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84화
어릴 적부터 서정후는 늘 유정을 자랑스러워했다.
유정은 자신의 성격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큰 부분이 서정후의 영향에서 비롯되었다고 늘 생각했다.
서정후는 유정에게 용기와 정직함 그리고 강인함을 가르쳤다. 그것은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지녀야 할 자질이었다.
서정후가 감탄하듯 말했다.
“늘 네가 아직 어린 소녀 같은데, 어느새 훌쩍 자라 있구나. 그 사이의 세월은 어떻게 흘러갔는지 나조차 잘 기억이 안 나는구나!”
유정은 추억이 가득 담긴 사진첩을 덮으며 조심스레 제안했다.
“외할아버지, 제가 결혼하면 이쪽으로 오셔서 사세요. 여기서 지내시면 제가 집에 돌아올 때마다 바로 뵐 수 있잖아요.”
서정후는 유정의 기대 어린 눈빛을 보며, 이 순간 흥을 깨고 싶지 않아 웃으며 말했다.
“생각해 볼게.”
그러고는 목소리를 낮추어 당부했다.
“연애할 때는 네가 백림이랑 다투어도 젊은 연인 사이의 다툼일 뿐이지만, 결혼하고 나면 너희는 같은 전선에 선 전우야.”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고, 언제나 상대를 먼저 생각하며 함께 성장해야 해. 계속 싸우기만 한다면 아무리 깊은 정이라도 옅어지게 마련이지.”
“내부가 불화로 가득하면 그 군대는 결코 승리할 수 없어.”
유정은 장난스럽게 물었다.
“그러면 걔가 저를 괴롭히면요?”
서정후는 즉시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럼 내가 주관해서 상황에 따라 처벌을 내릴 것이애. 심하면 영구 제명이지!”
유정은 소파에 쓰러지듯 웃음을 터뜨리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았다.
“이 말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그대로 백림한테 전할 거예요!”
서정후는 고개를 진지하게 끄덕였다.
“필요하다면 가훈으로 적어두어도 돼.”
유정은 서정후의 근엄한 얼굴을 보며 더욱 웃음이 터졌다.
서정후는 유정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농담은 농담이고 핵심은 반드시 가슴에 새겨.”
유정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츰 표정을 진지하게 바꿨다.
“다 기억했어요. 그리고 가슴속에 꼭 새겼어요.”
둘은 그렇게 웃고 떠들며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간이 늦어지자 유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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