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47화
엘리베이터에서 함께 내려온 뒤 은정은 전화를 받았다.
마침 이번 술자리에 참석한 한 고객이 협력 계약서를 가져왔다고 했고, 둘은 1층 차이니스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했다.
은정은 유진더러 먼저 차를 기다리라고 하고 자신은 계약서를 받으러 갔다.
호텔 정문을 나서자 세 사람은 함께 차를 기다리며 잡담을 나눴다.
이때 진구가 유진에게 물었다.
“언제 다시 복귀할 거야?”
유진은 오늘 낮에 박슬윤을 만난 일이 떠올랐다.
원래는 다음 주쯤 회사로 복귀할 생각이었지만, 괜히 두 사람 사이에 끼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이에 유진은 말을 돌렸다.
“새 비서는 어때요?”
진구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아. 그래도 네가 있었을 때랑은 비교가 안 되지.”
그러나 유진은 조용히 타일렀다.
“그래도 기회를 많이 줘.”
그 말에 진구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아직은 돌아올 생각 없는 거네?”
유진은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요즘 아기가 엄청 붙어 있어요. 좀 더 곁에 있어 주고 싶고요.”
그러자 진구는 이해한다는 듯 웃어 보였다.
“상관없어. 네가 쉬고 싶을 때까지 쉬어.”
둘이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는 동안, 연하는 전화를 받고 있었다.
내일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제안이었지만,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가야 하기에 정중히 거절했다.
유진은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라 제안했다.
“연하가 그만둔다니까, 그냥 여씨그룹에서 일하게 하면 어때요? 선배 연하 실력 잘 알잖아요.”
진구는 연하 쪽을 스치듯 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만둬. 우리 같은 작은 회사는 연하 같은 큰 인물을 모실 수 없으니까.”
이에 유진은 놀란 눈빛으로 진구를 바라봤다.
“선배, 연하한테 뭐 불만이라도 있어?”
“아니.”
진구는 단호히 잘라 말했다.
유진은 예전에 자신이 기억을 잃었을 때, 두 사람이 은정을 두고 언성을 높였던 일이 떠올라 곤란하다는 듯 표정을 지었다.
“나도 사장님이랑 아이까지 낳았는데, 그 일 이제는 좀 잊어도 되잖아요?”
“진짜 그런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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