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26화
윤성은 몸집은 작았지만 민첩했고 무엇보다 머리가 비상했다.
수십 명의 납치범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윤성을 쫓았지만, 작은 그림자 하나가 이쪽저쪽으로 번개처럼 움직이는 통에 좀처럼 붙잡을 수가 없었다.
그때 한 납치범이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다가, 옥상 쪽에서 아이의 신발 끝이 살짝 보이는 걸 발견했다.
“옥상이야! 위로 올라가!”
남자가 고함치자 여러 명이 우르르 계단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막상 옥상 문을 잡아당기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잠겨 있었다.
윤성이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근 것이었다.
윤성은 문을 잠그자마자 재빨리 아래층으로 달렸으나 계단 아래쪽에서 또다시 발소리가 들려왔고, 이에 즉시 가장 가까운 방 안으로 몸을 숨겼다.
조금 전 옥상에 올랐을 때 윤성은 밖으로 통하는 비상계단을 발견했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굳게 잠긴 철제 울타리가 있었고 그 열쇠 없이는 내려갈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2층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지금 들어온 방 안에는 작은 발코니가 있었고 윤성은 재빨리 난간 위로 올라섰다.
두 손으로 난간을 꽉 잡고 아래의 잔디밭을 바라보았다.
저 잔디밭만 지나 상자 더미를 밟고 담을 넘으면 자유였다.
윤성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숨을 고르고 뛰어내릴 준비를 했다.
그때 멀리서 낮지만 단호한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누구야? 왜 난간에 올라가 있어! 어서 방으로 들어가!”
윤성은 놀라서 고개를 돌렸는데 멀리서 제복 차림의 경비원이 달려오고 있었다.
분명히 이 창고의 감시 인력일 터였다.
납치범들과는 한패가 아닐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렇게 소리치면 금세 다른 사람들에게 들릴 게 뻔했다.
윤성은 황급히 방 안으로 다시 들어가려 했다.
그 순간 쾅쾅 문을 두드리는 거친 소리가 터져 나왔고 납치범들은 이미 윤성이 있는 방을 찾아낸 것이다.
옥상에 갇혀 있던 일당들도 곧 내려올 것이고 그러면 윤성은 위아래로 완전히 포위당하게 된다.
윤성의 눈빛이 차분해졌고 검은 눈동자가 반짝이며 주변의 구조를 살폈다.
그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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