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32화
하루가 지난 뒤, 전성철이 소정인의 집을 찾아왔다.
전성철의 말인즉 소동이 자신을 통해 변호사를 구해 형량을 줄여달라 부탁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성철은 자신과 소동이 결혼한 사이는 아니니, 도와줄 의무가 없다며 대신 소정인 부부에게 이 일을 맡기고 싶다고 했다.
이야기를 다 들은 소정인은 한동안 말이 없었고 진연은 냉정하게 대답했다.
“그 아이는 소동이 아니라 추서동이에요. 우리와는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죠. 그러니 선생님은 장소를 찾아오셨네요.”
그 말에 전성철은 진연의 뜻을 곧 알아차렸고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그렇다면 그대로 전하죠. 괜한 폐 끼쳤네요, 실례했네요.”
전성철은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임씨 집안을 건드리는 일은 전성철조차도 두려웠다.
그래서 자신이 혹시라도 임씨 집안이나 노씨 집안의 일에 엮이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었다.
전성철이 떠나고 난 뒤, 진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창밖의 잔디밭을 바라보던 여자의 시선이 어느새 아득히 멀어졌다.
20년 전, 어린 소동과 함께 잔디 위를 뛰놀던 장면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진연은 그 시절을 떠올리며 나직이 말했다.
“만약 그때 아기를 바꿔치기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키워온 아이가 우리의 친딸, 소희였겠죠. 그랬다면 지금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소정인은 깊은 생각에 잠긴 듯 조용히 말했다.
“친자식은 절대 잘못된 길로 가지 않아.”
진연은 가슴이 미어졌고 눈물이 맺히며 울먹였다.
“소희에게 너무 미안해요.”
그러자 소정인은 진연의 어깨를 감싸 안고 부드럽게 등을 두드렸다.
“우리 둘 다 잘못했지. 그래도 아직 기회가 있어. 인생은 길어. 이제라도 바로잡으면 돼.”
그로부터 며칠 뒤, 전성철의 딸이 추서동과 추소용 남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바로 두 사람이 공모해 재산을 노리고 자신의 친모를 살해했다며 ‘공모 살해 및 사기죄’로 고소장을 냈다.
...
토요일 오전.
우청아는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 밖으로 나와 함께 출장 갔던 팀원들과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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