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77화
우행의 얼굴은 이미 분노로 굳어 있었다.
“그래, 맞아. 나는 지금 감싸고 있는 거야.”
우행의 단호한 말에 현연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감동과 안도 그리고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눈빛으로 현연은 우행의 곁에 다가와 조심스레 섰다.
우행은 여전히 차갑게 가윤을 노려보았다.
“내 일에 네가 끼어들 자격은 없어. 앞으로 내 주변 사람 건드리지 마. 그렇지 않으면 나도 더는 참지 않을 거야.”
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날카로웠다.
“너도 알고 있잖아. 난 이미 오래전부터 널 참고 있었다는걸.”
가윤은 멍한 얼굴로 우행을 바라봤다.
그토록 익숙했던 남자의 냉정한 표정, 그 속에서 더 이상 자신을 위한 온기라고는 없었다.
“지금 네 말은, 그동안 날 참아줬다는 뜻이야?”
희문이 인상을 찌푸리며 가윤의 앞으로 다가서 우행을 막았다.
“우행아, 그건 말이 좀 지나친 거 아니야?”
“지나쳐?”
우행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
“다음에도 이런 일이 생기면 우리 관계는 거기서 끝이야.”
화려한 호텔 로비 한복판에서 긴장감이 팽팽히 흘렀다.
그때 멀찍이서 그 장면을 보고 있던 화영의 시선이 우행에게 닿았다.
우행 또한 화영을 보는 순간 굳게 닫혀 있던 얼굴이 잠시 흔들렸다.
그때 위층에서는 여전히 파티가 한창이었고 화영은 신혁에게 작게 인사했다.
“오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
신혁은 화영을 직접 배웅하며 엘리베이터 앞까지 함께 내려왔다.
그런데 로비로 내려서는 순간 두 사람은 뜻밖의 광경을 목격했다.
우행이 현연을 감싸고 가윤과 격렬히 다투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화영은 놀란 눈으로 우행을 보았다.
‘출장 중이라던 사람이 벌써 돌아온 걸까?’
그 장면은 화영의 머릿속에 오래전의 기억을 불러왔다.
청호 별장에서 가윤이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던 그날, 우행은 냉정히 사과 한마디만 남겼었다.
그런데 지금은 현연을 위해 이렇게까지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제야 화영은 알 것 같았다.
우행은 무심한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를 진심으로 아낄 때는 분노를 숨기지 못하는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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