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16화
화영이 시계를 보고 물었다.
“점심은 뭐 먹을까요?”
이에 우행이 운전대를 돌리며 대답했다.
“화영 씨가 정해요. 난 다 좋거든요.”
화영은 창밖을 내다봤다.
아침 내내 테니스를 쳤더니 배는 고팠지만 막상 뭘 먹고 싶은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화영이 고민하는 모습을 본 우행이 말했다.
“요즘 내가 새로 배운 요리가 있는데 그거 해줄까요?”
화영은 잠시 놀란 눈으로 우행을 봤다.
예전에 우행이 주혜영 아주머니에게 음식 레시피를 물어보는 걸 들은 적이 있었으나 애써 모른 척하며 물었다.
“언제 배운 거예요? 갑자기 요리는 왜 배운거예요?”
우행은 잠시 생각하다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배워둬서 나쁠 건 없잖아요. 괜히 사람들한테 게으르다는 소리 듣는 것도 싫고요.”
이에 화영은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네요. 아주 바람직한 이유고요.”
“그래서 어떤 요리 배웠어요?”
화영이 다시 묻자 우행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먹어보면 알게 될 거예요.”
화영은 장단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재료는 같이 사러 가죠. 마트 먼저 들르는 거죠?”
“좋죠.”
두 사람은 집으로 가는 길에 근처 마트에 들렀다.
필요한 식재료를 사고 생활용품 몇 가지도 챙겼는데, 돌아보던 우행은 그때 디저트 코너 앞에서 잠시 멈췄다.
우행은 문득 소희가 단 것을 정말 좋아했던 게 떠올랐지만 화영은 단 한 번도 디저트를 먹는 걸 본 적이 없었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좋아하는 간식이나 달콤한 음료에도 전혀 관심이 없는 듯했다.
우행은 조용히 화영 쪽을 바라보자 여자는 향신료 코너에서 진지하게 조미료를 고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우행은 미소를 지으며 과일이 올라간 티라미수를 한 통 장바구니에 넣었다.
집에 돌아와 우행은 외투를 벗고 사 온 물건들을 정리하며 말했다.
“화영 씨는 좀 쉬어요. 재료는 내가 다 손질할 테니까.”
화영은 땀에 젖은 몸을 씻고 생활복으로 갈아입은 뒤 부엌으로 향하자 우행은 소매를 걷고 채소를 씻고 있었다.
“도와줄게요.”
“아니요, 괜찮아요. 나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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