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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5화

화영은 우행의 뒤를 따라가며 잔잔히 웃었다. “사실 괜찮아요. 나도 좀 쉬고 싶었어요.” 우행이 곁눈질로 화영을 보며 말했다. “하룻밤을 쉬고 왔는데도 피곤해요? 체력이 정말 부족하네요.” 화영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평소 냉철하고 강단 있는 화영이였지만 그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래서 무언가 반박하려 했지만 우행은 아무렇지 않게 말만 남기고 멀어져 갔다. 멀찍이서 지켜보던 가윤은 두 사람을 향해 독기 서린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 그 시선은 마치 독사처럼 소름 끼치고 매서웠다. 곧 희문이 다가와 테니스를 치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자신이 사 온 물을 건네며 웃었다. “가자, 우리도 좀 칠까?” 가윤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너 혼자 쳐. 난 하기 싫어.” 희문이 그녀 옆에 앉으며 말했다. “테니스 치자고 나 불러놓고 이게 뭐야?” 그러자 가윤이 짜증스럽게 얼굴을 찌푸렸다. “지금은 하기 싫다고. 안 돼?” “알겠어, 알겠어. 네가 뭐라면 그게 맞지.” 희문은 달래듯 웃자 두 사람은 잠시 코트 옆에서 경기를 구경했다. 하지만 희문은 금세 지루해졌다. “그럼 딴 데 갈래? 여기 계속 앉아 있을 거야?” “어디도 가기 싫어.” 가윤은 의자에 몸을 기댄 채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곧 점심이잖아. 우행이랑 같이 밥 먹을 거야.” 그렇게 두 사람은 기다렸다. 우행과 화영이 경기를 마치고 잠시 쉬자 가윤은 아무 일 없는 듯 물병을 건네며 물었다. “점심은 뭐 먹을 거야?” 희문조차 가윤이 일부러 우행과 화영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에 희문은 어이없어 하면서도 결국 가윤의 뜻대로 맞춰주었다. 점심 장소를 정한 네 사람은 주차장으로 향했고 가윤은 재빠르게 우행의 차로 다가가 말했다. “난 택시 타고 왔으니까 우행의 차 타고 갈게.” 우행은 희문을 향해 말했다. “희문아, 가윤은 네가 태워. 난 화영 씨랑 차 안에서 얘기할 게 있어.” 그러자 가윤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물었다. “쉬는 날에도 일을 해? 게다가 둘이 같은 회사도 아니잖아. 무슨 일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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