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14화
주말이 금세 다가왔다.
토요일 이른 아침, 화영은 우행에게 거의 끌려 일어났다.
우행은 또다시 함께 테니스를 치러 가자며 화영을 재촉했다.
화영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클렌징폼을 치약으로 착각할 뻔했다.
간신히 세수를 마친 뒤 화영은 문득 어젯밤 우행이 말했던 말이 아주 또렷하게 생각이 났다.
“내일은 주말이니까 일찍 안 일어나도 되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게 뭐야?’
이렇게 새벽같이 깨워놓고는 평일 아침이랑 다를 게 없었다.
거기다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건 우행의 체력이 왜 이렇게 좋은가였다.
‘운동을 좋아해서 그런 걸까?’
그렇게 속으로 투덜대는 사이, 문밖에서 우행의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옷은 내가 골라서 침대 위에 놔뒀으니까 옷 갈아입고 나와서 아침 먹어요.”
화영은 어젯밤 일을 떠올리다 얼굴이 붉어졌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다.
“그래요, 알았어요.”
우행이 나가자 화영은 천천히 숨을 고르고 얼굴에 선크림을 바른 뒤 욕실을 나왔다.
침대 위에는 연한 회색 운동복 한 벌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는데 그 옷은 우행이 직접 여자를 위해 산 것이다.
화영과 함께 운동을 하겠다고 일부러 맞춘 운동복이었고 사이즈도 놀라울 만큼 정확했다.
식탁으로 나가니 우행도 회색 운동복 차림이었다.
우행은 우유를 따르고 있었고 화영이 자신을 바라보자 고개를 들어 물었다.
“왜 그래요?”
화영은 환하게 웃었다.
“아니에요,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아서요.”
우행이 미소를 지었다.
“옷은 잘 맞아요?”
“맞는 정도가 아니라 맞춤 제작한 것보다 더 맞는 것 같아요.”
화영의 말에 우행이 짧게 웃으며 우유를 건넸다.
“먹죠.”
아침을 마치고 아홉 시 정각에 두 사람은 집을 나섰다.
주말이라 도로는 다소 막혀 테니스장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열 시가 다 되어 있었다.
코트를 들어서자 눈에 익은 여자가 보였는데 바로 운동복 차림의 가윤이었다.
형형색색의 운동화에 완벽한 메이크업까지 한 가윤은 전혀 운동하러 온 사람 같지 않았다.
화영은 곁의 우행을 흘끗 바라보았고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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