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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8화

다음 날, 주말 아침. 아직 9시도 되기 전이었지만, 우행은 이미 단정히 옷을 차려입고 거실 소파에 앉아 당일 경제신문을 읽고 있었다. 우행이 시계를 한 번 흘끗 보자 마침 침실 문이 열리며 화영이 걸어 나왔다. “됐어요. 이제 가죠.” 오늘은 자선 경매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지엠과 임씨그룹 모두 초대장을 받았고, 두 사람이 함께 참석하는 편이 여러모로 자연스러웠다. 화영은 묵직한 광택이 흐르는 짙은 색의 드레스 차림이었다. 허리선을 따라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마름모 무늬가 화영의 늘씬한 몸매와 곡선을 더 돋보이게 했다. 깊은 색조는 오히려 화영의 맑은 피부를 더 빛나게 만들었고 우아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풍겼다. 곧 우행의 시선이 화영에게서 잠시 멈췄고, 3초 정도의 짧은 정적 후에야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죠.” 우행이 먼저 걸어나와 외투를 들고 와 화영의 어깨에 걸쳐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주최 측에서 오늘 경매품 목록을 미리 보냈어요. 차에 타면 파일로 보낼 테니까 마음에 드는 게 있는지 봐요.” 화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도 사전 전시 자료를 봤어요. 괜찮은 물건이 몇 개 있더라고요.” 우행이 미소 지었다. “그럼 내가 대신 낙찰 받아줄게요.” “아니요. 임씨그룹은 이번 행사 스폰서 쪽이라 우행 씨가 직접 나서는 건 좀 그래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화영의 말투는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했다. 우행은 그런 화영을 한 번 바라보더니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행사장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VIP 통로로 입장했다. 미리 준비된 번호표를 받아 들고 입구로 향하는데 그때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연보랏빛 드레스를 입은 가윤이 손에 초대장을 들고 두 사람에게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어머, 이렇게 우연히 만났네! 두 사람도 왔네?” 우행은 본능적으로 화영의 손을 꼭 잡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확실히 내 몸엔 위치추적기는 없거든요?” 화영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가윤은 자신을 보고 반가워하는 줄 알고 더 다가오며 말했다. “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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