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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3화

세라는 얼굴빛이 약간 하얘졌고 손에 들고 있던 초콜릿을 조용히 카트에 넣으며 낮게 말했다. “아니야. 내 마음속에서는 그때 네가 사준 그 초콜릿이 가장 맛있었어.” 우행은 아무 말 없이 돌아서 앞으로 걸어갔다. “너는 천천히 골라. 나는 가윤이 먹을 밀키트 좀 사 올게.” 세라는 잠시 우행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손에 든 초콜릿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눈빛에는 묵직한 상처가 잠깐 스쳤다. 두 사람은 장을 거의 다 본 뒤 세라가 문득 말했다. “새로 이사 와서 집에 그릇이 좀 부족해.” 그러자 우행은 카트를 밀며 생활용품 코너로 향했다. 세라는 여러 색깔의 접시를 바라보며 선뜻 손이 떨어지지 않다가 뒤돌아 미소 지었다. “네가 좀 골라 줘. 네가 보는 안목이 더 좋잖아.” 우행은 반쯤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 “다 비슷해. 그냥 아무거나 하나 집어.” 세라는 세트 접시를 보다가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너무 많아. 우리 둘이 쓸 만큼만 있으면 돼.” 옆에 있던 매장 직원이 그 말을 듣고 다가왔다. “두 분 신혼이세요? 세트 그릇이면 딱 맞아요. 나중에 새집에 손님 오면 쓰기도 좋고요.” 세라는 깜짝 놀라 우행을 힐끗 보고는 재빨리 직원에게 말했다. “오해예요. 저희 부부 아니에요.” 직원은 민망한 듯 웃으며 말했다. “그럼 다른 제품도 보여드릴게요.” “고마워요.” 세라는 부드럽게 웃었다. 그릇까지 사니 카트가 거의 꽉 찼고 우행이 계산대로 밀고 갔다. “잠깐만.” 세라가 조금 난처해하며 말하자 우행은 바로 이해했다. “여성용품도 좀 사야 해서.” “여기서 기다릴게.” 세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걸어갔다. 모든 걸 다 산 뒤 두 사람은 계산대 줄에 섰다.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세라는 잠시 그의 옆에 서서 조용히 말했다. “이런 모습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아?” 둘은 예전에 유학하던 시절, 주말마다 장을 봐서 우행의 자취방에서 집밥을 해 먹던 기억이 있었다. 그때 세라는 요리를 곧잘 하게 되었고 우행은 감자와 고구마도 구별 못 하던 사람이었다. 세라는 우행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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