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57화
“세욱이는 어떻게 된 거야?”
가윤이 조심스럽게 묻자 세라는 깊은숨을 쉬며 대답했다.
[세욱이가 여자친구랑 연애를 했거든. 원래 올해 말에 결혼하려고 했는데, 우리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어.]
[우리 지역 풍습상, 적어도 1년은 상을 치러야 결혼을 못 해.]
가윤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런 규칙이 있어?”
[응. 우리 동네 규모는 작아도 규칙은 유난히 많아. 특히 집안이 클수록 더 엄격하고.]
세라의 목소리엔 걱정이 짙게 깔려 있었다.
[세욱이가 결혼하면 나도 마음 한켠이 놓일 텐데, 1년이 미뤄지면 그동안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 서로 멀어질 수도 있고 헤어질 수도 있으니까.]
가윤은 듣는 동안 마음 한쪽에 이상한 생각이 번쩍 스치고, 그 생각에 스스로 놀라 즉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때 세라가 부드럽게 말했다.
[가윤아, 할머니는 평소에도 거의 혼자 지내셔. 그러니 네가 여기 있는 동안 잘 챙겨드려. 아버지 장례만 치르고 나면 바로 데리러 갈게.]
이에 가윤은 멍한 듯 대답했다.
“알겠어.”
전화를 끊고 나서도 마음이 뒤숭숭했다.
창밖의 달빛이 깊어가고 신서란의 방은 이미 불이 꺼져 있었다.
가윤은 한참을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다가 샤워하고 방에서 나오니 휴대폰에 세라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아까 세욱이 여자친구가 왔어. 둘이 방에서 크게 다투더라. 결혼을 미루는 문제 때문인 것 같아. 내가 걱정하던 일이 벌어진 거지.]
가윤의 눈빛이 흔들렸다.
[누구도 이런 상황 바라는 사람 없어. 그 여자분이 이해심이 없으면 헤어지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니까.]
[정말 헤어질 것 같아. 그 여자분은 기다릴 생각이 없는 모양이야.]
세라의 답장이 이어지자 가윤은 몇 마디 더 위로를 건넸다.
[가윤아, 그럼 먼저 자.]
이 말을 끝으로 그날의 대화는 마무리됐다.
다음 날 아침.
가윤이 부엌 쪽을 지나가는데, 주혜영 아주머니가 싱크대에서 생선을 손질하고 있었다.
주혜영 아주머니는 반갑게 웃으며 말했다.
“할머님이 가윤 씨가 요즘 살이 좀 빠진 것 같다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