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58화
세라는 눈가가 젖어 들며 울컥했지만 신서란 앞에서 울고 싶지 않은 듯 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세라가 나가고 가윤이 과일 접시를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서란은 창가 쪽으로 걸어가 창문을 닫으며 말했다.
“바람이 부네. 내 난초가 다 상하겠어.”
닫힌 창에 비친 햇빛이 과일 옆에 놓인 과도에 번쩍 박혀 들어왔는데 그건 날이 서린 빛이었다.
그 순간, 가윤의 시선이 흔들렸고 무언가에 홀린 듯 천천히 과도를 집어 들었다.
손끝은 떨리고 눈은 신서란의 등 한가운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칼끝이 신서란의 등 뒤를 향해 절묘한 각도로 겨눠졌다.
또한 가윤의 머릿속에는 아까 주방에서 본 생선의 잘린 머리가 번쩍 스쳐 지나갔다.
회색빛 눈동자가 크게 뜨여 칼날의 핏자국을 응시하던 그 장면이 떠오르자 가윤의 눈도 따라서 커졌다.
그렇게 그 칼을 그대로 내리꽂으려던 그때 비명에 가까운 외침과 함께 세라가 뛰어들었다.
“가윤아!”
신서란을 감싸안은 순간 날카로운 칼끝이 세라의 어깨를 깊게 파고들면서 피가 솟구쳐 나왔다.
곧 하얀 스웨터가 순식간에 붉게 퍼져 나가며 눈을 찌를 듯한 장면이 방 안을 채웠다.
“악!”
가윤은 뒤로 주저앉았다.
방금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두 눈을 크게 뜨고 손을 내려다보았다.
공포에 질린 얼굴에 현실을 자각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세라야!”
신서란이 허둥지둥 돌아서며 세라를 끌어안으며 창백해진 채 외쳤다.
“여기 빨리 와봐!”
주혜영 아주머니가 달려오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손을 입에 대고 굳어 버렸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아주머니는 허둥대며 세라를 부축했지만 칼을 빼지는 못했다.
그저 떨리는 손으로 수건을 찾아 눌러 지혈을 시도했다.
“빨리, 빨리 119 전화해!”
신서란이 목소리를 높이자 주혜영 아주머니가 정신을 차리고 전화를 걸었다.
“우행이도 불러! 당장 불러!”
신서란은 세라를 붙들고 애타게 말했다.
“세라야, 버텨. 곧 병원 갈 거야.”
세라는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있었고 등 한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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