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72화
이때 한 기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다.
“추신수 씨와 화영 씨 결혼 발표라고 해서 왔는데 지금 청혼 단계인 건가요?”
신수는 곧바로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화영 씨가 수락만 하면 올해 안에 결혼합니다. 모든 건 화영 씨 뜻에 달렸죠.”
그리고 이내 화영 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손안의 반지를 내밀며 깊은 울림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화영아, 나와 결혼해 줘. 평생 한결같이 사랑할게.”
순간, 모든 조명이 화영에게 쏠렸고 모든 시선이 화영 한 사람에게 박혔다.
그때 문득, 며칠 전 어머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건 장난이 아니야. 한 번 승낙하면 돌아갈 길은 없어.”
그러나 화영은 마음속에서 단단히 굳혀 놓았던 결심에 작게 금이 가는 것을 느꼈다.
이윽고 화영은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손을 들어 반지를 받을 준비를 하려던 그 순간 시선이 한곳에 멈췄는데 바로 무대 뒤편 사람들 사이에 선 누군가였다.
기자회견장의 마지막 줄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또렷한 실루엣, 서늘한 시선, 무수한 사람들 너머로 오직 화영만을 바라보고 있던 그 남자는 바로 우행이었다.
‘왜 여기에 있는 거지?’
화영은 잠시 착각인지 의심했지만 분명히 우행이 거기에 서 있었고 입술은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안 돼. 받지 마.”
분명한 입 모양이었다.
신수 역시 화영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고 여자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따라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이내 이해한 듯,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반지 케이스의 윗부분을 살짝 젖혔다.
케이스 안쪽에는 얇은 칸막이가 하나 더 있었는데 그 아래는 사진이었다.
작은 사이즈의 사진이었으나 놀랍도록 선명했고, 그 사진은 화영과 우행이 차 안에서 키스하는 장면이었다.
이에 화영은 그대로 숨이 막혀 고개를 들자 신수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였다.
하지만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화영아, 오늘 너한테 선택권은 없어. 거절하면 이 사진은 바로 퍼질 거야.”
“약혼자가 있는 여자가 몰래 다른 남자와 밀회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 어떻게 될까?”
“너희 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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