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03화
두 집안 사람들은 신생아를 둘러싸고 서 있었고 잠깐이였지만 마음은 복잡하게 흔들렸다.
추병국은 신수가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아이를 가진 사실에 화도 났지만, 막 태어난 아기를 보자 모든 감정이 순식간에 녹아버렸다.
김아란 역시 갓난아기를 안아보았다.
어릴 적 추신수와 똑같은 얼굴을 마주하는 동안 마음 한켠이 저릿하게 흔들렸다.
반면 화영네 가족은 표정이 좋지 않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큰 소란을 피우는 건 체면에도 맞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일에서 추씨 집안이 화씨 집안을 위해 힘껏 도와준 상황이라 비난의 말조차 쉽지 않았다.
그때 화영이 조용히 화성국을 한쪽으로 데리고 갔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할아버지, 추씨 집안이 저 아이를 두고 놓아줄 것 같으세요? 제가 그 집에 시집가서 사랑하는 사람 사이를 갈라놓은 채 아이의 새엄마가 되라고요?”
화성국은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길게 내쉬었다.
“저 집안에서 모든 일을 처리했다고 했어. 그런데 이게 그 처리법인 거야?”
화영이 재빨리 말했다.
“추씨 집안이 잘못한 건 아니에요. 아이가 이미 생겼고, 없애는 건 죄를 짓는 일이에요. 그 아이는 결국 추씨 집안의 피니까요.”
화영의 말이 일리가 있는지 화성국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제는 추씨 집안이 어떻게 말하는지 보자.”
이윤은 막 출산을 마친 상태라 더 휴식이 필요했다.
아기를 본 뒤, 사람들은 병원을 떠났고 신수만 남아 직접 이윤과 아이를 돌보았다.
병원 밖으로 나온 뒤, 화성국과 추병국이 앞서 걸었다.
추병국의 얼굴에는 짙은 미안함이 깔려 있었다.
“아이 문제로 내가 뭐라 할 말이 없네.”
화성국은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결정을 내렸다.
“화영이와 추신수 결혼은 그만두지. 추신수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고, 아이까지 생겼는데 우리 화영이까지 그 집에서 마음고생하게 둘 수는 없으니.”
“그때 사고 났을 때 다리를 진짜로 부러뜨려야 했어.”
추병국이 씁쓸히 말하자 화성국은 오히려 담담히 웃었다.
“사돈을 못 맺어도 두 집안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