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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7화

가윤은 더 이상 이 세상에 미련이 없었다. 난간을 넘은 뒤 눈을 감기만 하면 끝이었다. 그 순간, 어둡던 침실에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이에 가윤은 천천히 눈을 떴고 깜깜한 방에 희미하게 반짝이는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잠시 후, 전화받지 않아 자동으로 끊겼다. 그런데 불과 2초 뒤, 다시 전화가 울렸다. 이에 가윤은 아주 느린 동작으로 몸을 돌렸고 떨리는 손끝으로 휴대폰을 집어 들고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확인했다. 발신인은 세라였다. 배신의 상처가 서린 증오와 살기가 가윤의 눈에 스쳤고 여자는 화면을 밀어 통화를 연결했다. [가윤아, 이제야 전화가 되네. 집에 돌아온 거지?] 세라의 목소리는 늘 그렇듯 부드러웠고 연결된 게 기쁜 듯한 온기가 섞여 있었다. 가윤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티 내지 않게 하기 위해 말을 삼키듯 애써 눌렀다. “응.” [내가 화영 씨한테 가서 부탁했어. 그래서 너를 풀어준 거야. 조건은 내가 강성을 떠나야 한다는 거였어. 다시는 돌아올 수도 없대.] 세라의 말투는 서글프고 유감스러웠다. [강성에 돌아온 건 너희가 있었고 우리의 추억이 있었기 때문인데, 결국 이렇게 끝나는구나.] 이제야 진실을 알아버린 가윤에게 그 말들은 전부 독처럼 들렸다. 분노 때문에 얼굴이 일그러졌고 당장 욕설이 튀어나올 만큼 가슴이 답답했지만 가윤은 간신히 참고 삼켰고 머릿속엔 이미 다른 생각이 싹트고 있었다. “어디로 갈 건데?” 목소리는 쉰 듯 갈라졌고 기운 없는 사람처럼 작게 떨렸다. 잠시 멈칫한 이세라는 가윤이 며칠 동안 구치소에 있었던 걸 떠올렸다. 아무도 모를 고생을 했을 거라 생각해 더더욱 연민이 묻은 말투로 말했다. [다시 M 국으로 갈 거야. 내가 떠나면 제발 더 이상 화영 씨한테 들이박지 마. 이젠 너를 지켜줄 사람 없을 테니까.] 이에 가윤이 말했다. “떠나기 전에 우리 한번은 봐야지.” 그러자 세라의 목소리는 한층 더 울적해졌다. [집에 있어. 올 수 있어?] “지금 갈게.” 가윤의 조급하고 거친 숨결 속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날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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