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70화
의자가 다시 회전해 정면을 향하자, 맞은편 좌석의 40대 되어 보이는 한 백인 남자가 감탄을 터뜨렸다.
“천사 같은 아이군, 이 아이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가운데 앉아 있던 남자가 손을 들어 그 말을 끊었다.
“로버트 씨, 조금만 기다리지? 이 아이는 유변학에게 줄 거라서.”
남자는 바로 뒤에 서 있는 유변학을 돌아보았다.
“요즘 고생이 많았어. 이 아이는 네 수고에 대한 보상이다.”
검은색 상의를 입은 유변학은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짙은 밤색의 눈동자는 아무 감정도 비치지 않았다.
그러고는 짧게 감사 인사를 하고 묵묵히 유리방 중 하나로 걸어갔다.
곧 사람들이 다가와 희유를 끌어내려 두 번째 유리방으로 밀어 넣었다.
문이 잠기자, 희유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유변학을 바라봤다.
작게 떨리는 목소리가 새나왔다.
“저, 저는 속아서 끌려온 거예요. 제발, 제발 보내주세요.”
눈물이 가득 고여 흘러내렸고 두 팔은 본능적으로 몸을 감쌌다.
“부탁드릴게요.”
그러나 유변학은 등을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손을 들어 천천히 상의를 벗기 시작했다.
낯선 남자의 어깨와 등이 드러나는 순간, 희유는 공포에 질려 유리 벽에 바짝 붙으며 재차 애원했다.
“제발요. 제 집은 돈도 많아요. 전화 한 통만 해주세요. 정말 돈은 원하시는 만큼 드릴 수 있어요!”
그제야 유변학이 고개를 돌렸고 냉담하고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옷 벗어. 여기 들어온 이상 나갈 수 없어.”
희유는 격렬하게 고개를 저었고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외쳤다.
“싫어요!”
그러자 유변학은 짜증을 숨기지 않은 채 다가와 희유를 거칠게 붙잡고는 그대로 바닥의 얇은 카펫 위로 내던졌다.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며 눈앞이 어지럽게 흔들렸다.
남자가 몸을 기울이자 희유는 필사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절망에 잠긴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우린 같은 나라 사람이잖아요. 제발, 제발 도와주세요.”
그런 절규에도 유변학의 표정은 단 한 치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저 손을 뻗어 희유의 옷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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