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78화
희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유변학이 한 말이 맞다는 걸 알았기에, 머릿속에서 스치던 위험한 생각을 바로 지워냈다.
희유는 이를 악물고 칼을 상처 안쪽으로 천천히 밀어 넣었다.
피가 그대로 솟구쳐 희유의 손을 적셨고 두려움에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심장은 떨리고 손도 떨려 차마 눈을 뜨고 상처를 바라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
유변학은 희유가 아무런 경험도 없는 어린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극심한 통증을 참아내면서도 낮게 달랬다.
“괜찮아. 피도 고통도 다 내 거야. 그냥 계속해. 너는 나 미워했잖아. 지금이 네가 풀 데 없는 분노를 쏟을 기회야.”
유변학의 숨은 거칠었고 목소리는 어둡고 잠겨 있었다.
그저 치료받는 내내 희유의 얼굴을 깊고 어두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에 희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숨을 삼켰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칼끝을 더 깊게 눌러 넣으며 칼날로 탄환을 찾아야 했다.
따뜻한 살이 벌어지고 피가 번지는 촉감이 손끝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몸이 떨렸지만 억지로 손목을 고정해 가며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유변학이 말한 자리, 뼈 가까운 곳에서 마침내 탄환이 느껴졌다.
탄환을 끌어내기 시작했을 때 유변학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유변학은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낮게 신음을 흘렸는데 식은땀이 이마를 타고 흐르고 있었다.
유변학의 억눌린 신음을 들은 순간, 희유의 손이 반사적으로 흔들렸다.
그러자 유변학이 재빨리 희유의 손목을 붙잡았다.
“계속해.”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갈라졌지만 단호했다.
그러자 희유는 다시 입술을 깨물었다.
칼끝을 탄환에 정확히 대고 힘을 실어 파냈다.
피가 다시 철철 흘렀고, 유변학의 몸은 그제야 긴장감이 풀린 듯 바닥에 가라앉자 희유도 그대로 주저앉았다.
몇 초 뒤, 희유는 정신을 붙들어 다시 약을 꺼내 상처에 쏟아붓고, 거즈를 대기 시작했다.
꾹꾹 압박한 끝에야 피가 천천히 멎었다.
유변학은 얼굴 전체에 식은땀을 흘리며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희유는 피에 젖은 거즈를 떼어내고 새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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